[MLB] "박찬호 집중력 부족" 다저스 前구단주 따끔한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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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불이 났다고 가정해 보자. 박찬호는 타오르는 구장의 연기를 바라보며 주위를 살필 것이다. 그럼 오렐 허샤이저는 어떨까. 허샤이저는 그 순간에도 포수의 미트를 노려보고 있을 것이다. 박찬호에게 필요한 것은 집중력이다. 대선수가 되기에는 아직도 집중력이 부족하다."

햇병아리 박찬호가 1994년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부터 "나는 찬호의 제1호 팬" 을 자청하며 든든한 후원자가 됐던 전 LA 다저스 구단주 피터 오말리가 박찬호의 미래를 걱정하며 진지하게 던지는 충고다.

98년 1월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다저스를 매각한 오말리는 현재 LA 시내에서 '세이들러오말리LLC' 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야구와 관련된 스페셜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추진하기 위한 회사" 라고 회사 성격을 소개했다. 국제적인 야구비즈니스에 눈을 돌린 그는 최근 호주의 프로야구단을 매입하려 했으나 협상이 결렬됐으며 지금은 유럽의 야구팀을 물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다저스 구단주로 재직하면서 중국.소련에 야구장을 짓는 등 꾸준히 야구보급에 나서 얻은 '야구대사'(Baseball Ambassador)란 별명에 어울리는 활동이다.

오말리는 현재 한국야구가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선수협의회 설립과 관련해 진통을 겪고 있다고 들었으며 또 삼성.현대 등 대기업팀과 다른 팀들의 격차가 심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야구발전을 위해 순조롭게 해결되길 바란다" 고 말했다.

그는 박찬호의 미래에 관해서 "메이저리그에서 더 큰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그러려면 집중력을 길러야 한다" 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 평생 3월에 다저스의 전지훈련장 베로비치에 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몹시 허전하다" 면서 몸은 떠났지만 마음은 영원히 야구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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