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럽에서 뒤늦게 부는 인터넷 열풍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사업을 선점하려는 유럽 국가들의 싸움이 치열하다.
선두 그룹은 프랑스와 독일.영국.스페인 등이다.

실리콘밸리의 소자본 벤처 기업들이 거대한 공룡으로 성장한 미국과는 달리 유럽은 대기업들이 앞다퉈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루이뷔통.겔랑 등 상표로 유명한 프랑스의 아르노 그룹은 지난해 30억 유로 (약 3천2백50억원)에 달하는 인터넷 투자기금 '유럽@웹' 을 설립했다.
아르노 그룹은 무료 인터넷 접속 서비스업체 '리버티서프' 와 인터넷 경매 사이트 '오크랜드' , 프랑스어 검색엔진 '노마드' 등 계열사들을 한데 묶어 확고한 인터넷 선두기업으로 나서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유럽 3대 종합 미디어그룹인 프랑스의 비방디도 지난해 1억2천만 유로 (약 1천3백억원) 의 투자기금 '비방튀르' 를 조성했다.

비방디가 영국의 통신업체 보다폰과 제휴해 만든 인터넷 포털사이트 '맵' 은 막강한 시장 잠재력으로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비방디.보다폰의 유.무선 통신과 비방디의 케이블 TV 가입자 수가 수천만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비방디는 또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합작으로 벤처투자기금 '@비소' 를 설립, 미국내 역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AOL, 도서판매업체인 반스앤드노블과 제휴관계를 맺은 베텔스만도 웹디자인 업체에서부터 포털업체, 온라인 게임업체등 인터넷 관련기업들의 주식을 닥치는대로 사 모으고 있다.

유럽내에선 전자상거래 (e-commerce) 붐도 일고 있다.

6백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독일 최대의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도이체 텔레콤의 'T온라인' 은 자신들의 인터넷 쇼핑 사이트를 독일 최대 쇼핑몰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스페인 통신업체인 텔레포니카의 '테라네트웍' 은 라틴 아메리카로의 진출을 모색 중이다.

유럽 기업들의 이같은 쟁탈전은 인터넷의 본산인 미국이 몰려오기 전에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됐다.

AOL 등 유럽에 진출한 미국의 인터넷 기업들은 유럽의 다양한 언어와 복잡한 소비자 선호도를 극복하지 못해 고전 중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미국의 대대적인 유럽 상륙작전이 시작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2004년엔 유럽의 인터넷 사용 인구가 지금의 세 배인 1억2천만명에 이르고 전자상거래 규모도 내년 중 6백40억달러 (약 70조원) 로 유럽 전체 거래량의 1%를 차지할 전망이다.
누가 군침을 삼키지 않겠는가.
"
유럽에서 부는 인터넷 열풍에 대한 피에르 리오토 @비소 회장의 진단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