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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애한테 빠졌던 北, 요즘은 고현정에 '푹~'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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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한국 배우 고현정ㆍ최수종ㆍ장혁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 1~2년 새 사극에 등장한 주인공들이다. 2004년 북한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대장금’에 이어 사극 열풍이 또다시 불고 있다고 대북매체 데일리NK가 최근 보도했다.

평양 한 소식통은 “최근 한국의 역사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 선덕여왕ㆍ대조영ㆍ추노ㆍ바람의 나라 등이 인기”라며 “특히 지식층인 대학생들이 역사 드라마에 심취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 대부분은 조선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싶어 사극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100% 사실은 아니지만 북 당국이 속여서 말하는 역사보다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선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은 당 중앙위원회가 모든 교육정책을 수립하는데 최종 목표는 하나다.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고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후계자 김정은의 찬양가다. 또 삼 부자의 사상과 업적을 역사의 연결 고리로 이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우리 역사학계에서는 단군과 고조선이 신화냐 역사냐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북한은 1990년대 초 단군릉 일대에서 약 5000년 전 부부의 유골이 발견됐고 그것이 단군 부부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 이후 이 일대의 고대문화를 ‘대동강문화’라고 이름짓고 ‘세계 5대 문명’ 중 하나라고 선포했다. 북 당국은 대동강문화에서 고조선ㆍ고구려ㆍ발해ㆍ고려ㆍ조선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김 주석이야말로 역사의 정통성을 지녔다고 선전한다.

이에 대해 한 탈북자는 “일부 지식인층은 고서 등을 통해 역사를 바로 알고 싶어하지만 북 당국이 ‘불순한 사상’이라며 제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특히 미천한 신분에서 나라를 구한 위인의 이야기는 거의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등은 중국 옌지ㆍ단둥 등에 거주하는 조선족이 한국 방송을 불법으로 녹화, CD에 담아 북한 밀수업자들에게 판매하는 형태로 전해진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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