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물 범람·산불 코앞…원자력시설 초비상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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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유례없는 폭우와 산불로 미국의 원자력 시설 안전성이 잇따라 위협받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네브라스카 미주리강 유역의 포트 칼훈 원자력 발전소 터빈건물 안으로 범람한 강물이 유입됐으나 안전에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시설물 내로 스며든 물은 펌프를 이용해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주리강 범람에 따른 강물 유입을 막으려고 설치한 차단벽이 전날 새벽 붕괴되면서 원전 부지는 2피트가 넘게 침수됐다.

당국은 터빈건물 안에는 핵 관련 물질이 보관돼 있지 않다면서 "모든 것이 안전한 상태"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에 있는 포트 칼훈 원전은 해수 표면에서 1014피트 높이의 수위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현재 수위는 1006피트에 이르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포트 칼훈 원전은 지난 4월 초부터 연료교체를 위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당국은 강의 수위는 원전이 버틸 수 있는 설계 수위 이상으로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다만 예년보다 많은 양의 폭우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강 상류에 있는 댐들에서 방류량을 늘리고 있고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물까지 가세해 미주리강의 높은 수위는 오는 8월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원자력규제위원회 또한 미주리강 제방이 붕괴됐을 때 원전에는 조사관들이 파견돼 있었다면서 물이 보조건물과 격납건물을 에워싸고 있었지만 내부로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원전 시설에 대해 현장조사를 곧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뉴 멕시코주 로스 콘차스 지역에서 지난 26일 오후 발생한 산불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미국 최고의 핵무기 연구소인 로스 알라모스 연구소가 임시폐쇄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로스 알라모스 국립핵연구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을 만든 곳으로 유명하다.

소방당국은 27일 불길이 핵연구소로 옮겨 붙지 못하도록 총력을 기울였으나 불길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에 28일엔 더 많은 규모의 소방대원을 투입하고 방사능 모니터 등 관련 장비도 작동시켰다.

연구소는 29일까지 임시폐쇄키로 했으나 혹시라도 모를 대기의 방사능 오염 상황여부를 점검하기 위해 연구소 직원들이 팀별로 소집돼 만반의 경계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연구소측은 "원자력 관련 물질 등은 이미 안전하게 보호가 된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신복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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