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시황] 소형평형만 실수요자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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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파트 매매 시장은 예년과 달리 소강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두 달 동안 서울의 평균 매매값 상승률은 2%에 그쳤고 신도시와 수도권은 이보다 낮은 1%였다.

지난해 1, 2월의 매매값 상승률이 ▶서울 2.57% ▶신도시 5.05% ▶수도권 6.5%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다만 전셋값 상승으로 매매값과 차이가 줄어든 20평형대 소형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노후 아파트는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많이 올랐다.

부동산114의 김희선 이사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정도로 크게 올라 추가 투자수익 여력이 많지 않은데다 주식시장이 뜨면서 장기간 돈이 묶이는 부동산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에 아파트 매매시장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며 "현재 집을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수요자간의 호가 격차가 커 당분간 소강상태가 계속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 1, 2월 매매값 뜀박질이 두드러졌던 아파트는 서울 여의도 한성아파트로 30% 정도 올랐다. 39평형의 경우 두 달 동안 9천만원 뛰었고 46평형은 1억원이나 상승했다.

서울 중계동 주공5단지 18평형은 전셋값이 매매값의 73%에 이르면서 매매값을 밀어올려 지난 두 달 동안 25%나 뜀뛰기 했으며 개포동 우성6단지 20평형도 23% 이상 올랐다.

신도시 지역에서도 소형 아파트들은 신도시 매매값 평균 상승률(1%)을 훨씬 웃도는 강세를 보였다. 20평형 이하 아파트는 평균 1.85%, 20~25평형 아파트는 1.4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일산 마두동 백마 금호 17평형과 백석동 흰돌 청구 25평형의 경우 각각 18%, 13%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같은 평형대 신도시 아파트 중 값이 가장 많이 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난해 신도시 아파트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올랐던 40평형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0.5% 미만의 낮은 변동률을 기록하며 보합세를 나타냈다.

소형아파트가 오르기는 수도권 지역도 마찬가지다. 과천시의 경우 25평형 이하 소형이 평균 3.2%나 상승해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가격을 선도한 서울 강남구(4.06%)와 강동구(3.51%)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매매값 상승률이 높은 개별 아파트로는 부천시 원종동 삼부아파트 23평형, 인천시 동춘동 럭키아파트 42평형, 김포시 사우동 신일아파트 35평형 등이 꼽혔다. 이들 아파트는 지난해 아파트값 회복률이 낮아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게 형성돼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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