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현대 뒷심 빛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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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세트가 끝나자 LG정유 김철용 감독은 승리를 확신한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반면 현대건설 유화석 감독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됐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두 감독의 표정은 정반대였다.

10년만에 패권을 노리는 현대건설이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아산배 슈퍼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 1차전에서 난적 LG정유에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먼저 1승을 올렸다.

남자부 4강전(3전2선승)에서는 대학강호 한양대가 손석범(29득점).이경수(16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자동차를 3-1로 제압하고 첫 승을 올렸다.

한양대가 현대자동차를 이긴 것은 1991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신진식이 복귀한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을 3 - 0으로 완파하고 4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LG정유-현대건설전은 오랜만에 여자배구의 진수를 선보인 경기. 현대건설은 때리면 걷어올리는 LG정유의 '오뚝이 수비' 에 공격이 막힌 데다 수비불안으로 세트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 2세트에서 맥없이 무너졌다.

LG정유가 세트 스코어 2 - 1로 앞선 4세트 초반 3 - 8로 멀찌감치 달아나자 "더이상 볼 게 없다" 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순간 역전 드라마는 시작됐다.

현대건설의 '넘버3' 이명희는 중앙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역전의 물꼬를 텄다.

특히 이는 19득점을 올려 주포 구민정(21득점).장소연(17득점)에 이어 제3의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명희의 공격을 시작으로 꺼져가던 불씨를 지핀 현대건설은 LG정유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끝에 신인 한유미와 장소연의 결정적인 블로킹 2개 등을 합쳐 13 - 12로 역전시켰다.

현대건설은 20 - 21로 LG정유에 1점 뒤진 상황에서 구민정.장소연의 강타와 상대 범실 2개를 묶어 내리 5득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상승세를 탄 현대건설은 마지막 5세트에서 구민정이 5득점을 올리면서 LG정유를 15-13으로 제압, 1시간40분의 혈전을 마무리했다.

▶여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
현대건설(1승) 22 12 25 25 15 3
LG정유(1패) 25 25 18 21 13 2
▶남자부 4강전
삼성화재(1승) 25 25 25 3
대한항공(1패) 22 20 14 0 한양대(1승) 25 18 25 25 3
현대자동차(1패)23 25 22 2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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