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PC 수요폭증으로 품귀현상

중앙일보

입력

올들어 ''인터넷PC''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첫 출시된 지난해 10월20일부터 연말까지 2개월여 동안 판매된 인터넷PC는 5만여대에 불과했으나 지난 한달동안 모두 11만대로 4배이상 많은 물량이 팔렸으며 이달 들어서는 판매량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인터넷PC 가운데서도 지난 연말부터 판매되고 있는 펜티엄Ⅲ는 가정용 PC로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이달 들어 품귀현상이 발생, 소비자들은 최소한 일주일에서 보름을 기다려야 PC를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연말부터 출시된 150만원 이하의 펜티엄Ⅲ 인터넷PC가 PC의구입조건인 가격이나 성능, 제품의 신뢰성 등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국내 인터넷인구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PC수요자들이 단순한 문서작성을 넘어 게임이나 동영상 등에 적합한 PC를 희망하고 있으며 따라서 셀러론 구입을 망설이던 고객들의 대기수요가 지난달부터 폭발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셀러론 PC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해 각 인터넷PC 업체들이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도 졸업과 입학시즌을 맞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는 선물용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게 만들었다.

더욱이 인터넷PC의 CPU를 공급하는 미국 인텔사가 저가 CPU 공급업체인 AMD사와 경쟁이 가열되면서 한때 500㎒ CPU의 생산중단을 검토하며 공급량을 줄였던 것도 수급 불균형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인터넷PC 공급업체의 대리점에는 제품을 빨리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으며 업체들은 주문취소 고객들을 설득시키고 물건을 제때 납품하기 위해 공급선 다변화를 꾀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세진컴퓨터랜드 홍보팀 이수경(30) 씨는 "올들어 지난해보다 다섯배 정도 늘어난하루 평균 300-400대의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며 "지난달의 경우 어떻게든 공급량을 맞출 수 있었지만 이달에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대우통신측에 5천대 분량의 부품공급을 긴급 주문했지만 고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회사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가 내년부터 초등학교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하고 2002년부터 대학입시전형자료에 컴퓨터 사용능력을 반영한다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오는 4월까지는 이같은 품귀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지난달 판매된 인터넷PC는 펜티엄Ⅲ 8만여대, 셀러론 2만3만대 등으로 대략 7:3의 비율을 보였으며 업체별로는 세진이 1만8천여대, 현대멀티캡과 주연테크가 각각1만5천여대, 컴마을이 1만여대로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인터넷PC 품귀 현상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들이 오히려 심각하며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비슷한 가격대의 신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현재 각 업체들이 판매하는 펜티엄Ⅲ급 인터넷PC는 펜티엄 500㎒의 CPU와 64MB메모리, 15GB 하드디스크, 48배속 CD롬, 56K모뎀 등의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17인치모니터를 포함, 대체로 149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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