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절반 크기 초소형 ‘화학공장’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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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명함 절반 정도 크기의 화학공장이 가능할까.

 충남대 미세유체응용화학단 김동표(사진) 교수팀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로·세로 각각 5㎝, 두께 0.5㎝의 화학공정용 ‘랩온어칩(Lab on a chip)’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작은 칩으로 맹독성 화합물의 정제-분리-반응 공정이 연속적으로 일어나게 할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휴대전화 옆의 화학공정용 랩온어칩.

 예를 들면 원료의약품 생산에 사용하는 맹독성 화공약품 ‘다이아조메탄’은 독성과 함께 폭발도 잘한다. 극미량에도 급성 폐렴을 일으킬 정도다. 다이아조메탄을 이 칩에 넣으면 공정마다 사람 손이 닿을 필요 없이 자동으로 정제-분리-반응 공정까지 끝낼 수 있다.

 300개의 칩을 쌓으면 노트북 크기가 되는데 여기서 연간 1.2t의 화합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작업자가 맹독성 물질에 노출될 염려 없이 위험 물질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량 다품종의 고부가가치 화합물 생산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됐다. 칩 하나당 제조단가는 수천원에 불과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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