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메가D램 5달러대로 급락…5개월만에 73%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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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현물시장에서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64메가D램은 18일 개당 5.31달러로 전문가들이 올해 최저치로 예상했던 6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개인용 컴퓨터에 사용되는 주력제품인 64메가D램은 대만 지진의 여파로 지난해 9월 개당 20달러를 돌파한 지 다섯달 만에 73%가 하락한 것이다.

반도체 업계는 비수기인 상반기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조정인지, 구조적인 하락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현대전자는 64메가D램의 생산단가가 3~4달러 수준으로 아직 채산성을 위협할 정도가 아니며, 국내 업체의 공급 비중이 높은 대형 컴퓨터 업체에 대한 장기 판매가격이 8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어 수익성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2000 출시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현물시장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며 우려하는 전문가도 많다.

이들은 특히 1990년대 중반 이후 투자를 축소해온 NEC.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업체들이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반도체 생산기술을 대만에 대폭 이관, 한국이 일본.대만의 협공을 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증권 전병서 기업분석부장은 "최근 가격폭락은 정상조업에 들어간 한국의 일부 업체가 대거 물량을 내놓아 빚어진 일시적인 현상" 이라며 "개인용 컴퓨터의 판매증가율이 30%선에 이르고 메모리 장착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하반기부터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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