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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은행 금고 속 3조 달러는 어디로 갈 것인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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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듣고 있는 여의도 중국 금융연구회 회원들

외환보유액은 한 나라의 대외 지불능력을 보여준다. 적으면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은 반대다. 많아서 걱정이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계정에는 지금 약 3조달러의 외환이 쌓여있다. 중국인민은행이 보유 외환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의 관심이기도 하다.

9일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제3회 여의도 중국금융연구회'는 이 문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외환보유액 급증에 따른 중국의 불태화 정책 대응과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 중인 이동현 한국은행 중국팀장

강연에 나선 이동현 한국은행 중국팀장은 "내수확대·임금인상·위안화 절상 등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제수지 흑자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해외 투기성 자금의 유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많은 달러가 중국으로 몰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금융제도 특성상 외부에서 들여온 달러(외환)는 모두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으로 몰리게 되어 있다. 중국인민은행은 들어온 달러만큼 위안화를 방출해야 한다. 통화량 증가 요인이 발생하는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통화관리 비용이 높아지게 되는 셈이다. 그는 "향후 금융자유화의 진전으로 은행들의 수익추구 성향이 높아짐에 따라 통안증권(央票)금리는 높아질 것"이라며 "외환보유액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민은행의 선택은 가급적 달러 유입을 막고, 방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게 바로 위안(元)화 국제화다. 이 팀장은 "위안화 결재 비용이 높아지고, 홍콩에서의 위안화 표시 채권(딤섬본드)발행이 확대되는 등 위안화 국제화 정책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상하이증권거래소의 외국기업 상장, 채권시장 확대 등 자본시장 개방도 병행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은 외환보유 화폐의 다양화다. 달러 자산 비중을 줄이고, 국부펀드(CIC)등을 통한 투자 다변화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외환보유액 중 달러자산이 65%를 차지하는 거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근들어 미국채 매입을 축소하고 일본·한국·유로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움직임이다. 국부펀드인 CIC에는 2000억 달러의 자금이 추가 투입될 예정이다.중국인민은행은 에너지·귀금속 등에 투자하는 별도의 펀드 설정도 고려중이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이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에 있다. 그는 "차이나 머니가 한국에 어느 정도 들어올 지에 대해서는 형량하기 힘들다"면서도 "무역액, 위안화 국제화 추진 의지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수 년간 상당 규모의 차이나머니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여의도 중국금융연구회는 중앙일보 중국연구소(소장 유상철)와 서울대 중국연구소(소장 정영록)이 주관하고 한국투자금융ㆍ한중우호협회가 후원하고 있으며, 다음 포럼은 7월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한우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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