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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의 첫 희생자 투발루 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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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해와 달이 일직선에 서는 이번 주말 `한사리'때 남태평양 섬나라 투발루의 거주지 대부분이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보인다. 투발루 기상대 관리인 힐리아 바베는 16일 "집들과 사무실, 비행장 등이 바닷물에 잠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투발루의 수도인 푸나푸티는 주말과 휴일 오후 약 3.2m높이의 바닷물을 맞을 것이라고 그는 예측했다. 투발루의 어떠한 지역도 해발 4.5m를 넘지 않는다.

바베는 "바닷물이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이달 중 최고수위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푸나푸티 비행장의 상당 부분과 저지대 가옥, 사무실 등은 이번 주말과 휴일 6시간 가량 바닷물에 잠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예보가 아직 유효하지 않지만 만약 바람과 큰 파도 등이 동반될 경우 더욱 심각한 사태로 번질 수도 있다.

인구 1만1천명인 푸나푸티의 지하수와 주산물인 타로토란의 재배단지도 이미 바닷물이 들어와 쓸모없게 됐으며 설상가상으로 투발루는 심한 가뭄마저 겪고 있다.

투발루의 위기를 전세계에 알려 온 전 총리 비케니베우 페니우는 지난 92년 타히티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기후변화의 첫 희생자가 될 것"이라면서 " 우리의 마지막 안식처인 집과 고국이 사라지길 원치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과거 엘리스제도에 속해 있던 투발루는 9개의 폴리네시아 환상 산호섬 군도 가운데 하나로 적도 남쪽에 자리잡고 있으며 수도인 푸나푸티는 뉴질랜드 피지섬에서 1천46㎞ 북쪽에 위치해 있다. 전체 면적 26㎢인 투발루의 40% 정도 지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부대가 만든 임시 활주로와 구덩이 등이기 때문에 주민이 거주할 수 없다. [오클랜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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