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출 우리 문화재 되찾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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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는 1일 경북도청에서 창립 총회를 열고 21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했다. 김관용 경북지사와 이영상 회장(앞줄 가운데 여성) 등이 총회 뒤 한자리에 모였다. [경북도 제공]


경북에서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를 되찾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프랑스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으로 해외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가운데 경북도는 지난 1일 도청에서 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 창립 총회를 열었다. 경북도와 민간 법인이 역할을 분담해 임진왜란과 열강의 침탈, 일제강점기 등을 거치며 불법·강압으로 약탈된 지역 문화재를 되찾는 운동을 펴기 위해서다.

 경북도는 해외반출 문화재 환수운동은 문화의 국제화와 우리 문화 뿌리 찾기 운동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 아닌 경북도가 먼저 나선 것은 현재까지 밝혀진 해외반출 문화재 14만여 점 중 신라·가야 등 영남권 문화재가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게 금동관모와 금동비로자나불 등이다.

 운동본부는 창립 총회에서 경북외국어대 이영상(71) 총장을 회장으로 선임하고 21명의 이사회를 구성했다.

 운동본부는 이달 말께 출범식을 한 뒤 해외반출 문화재 실태를 조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경북도민은 물론 전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회원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등 22개 회원국이 해마다 열고 있는 ‘문화재 약탈 피해국 국제회의’도 2013년께 유치를 추진키로 했다.

 실질적인 환수운동도 벌인다. 운동본부는 외교적 마찰 등을 감안해 해외 거주 교민 등 민간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기증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전문업체를 통해 문화재 경매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정부나 지자체가 나설 경우 경매가가 올라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문화재 보호운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문화재의 날’ 지정을 추진하고 현재 시행 중인 ‘1문화재 1지킴이’ 운동도 확산시키기로 했다.

 경북도 김용만 문화재과장은 “우리 문화재 찾기는 경북의 혼을 살리고 문화주권을 회복하는 의미가 있다”며 “외교적 마찰이 적은 분야나 민간이 추진하기 어려운 분야는 도가 추진하고 환수 운동이나 경매 참여 등은 민간 법인이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영상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 회장은 문화재 사랑이 남달라 15년간 소장해 온 조선시대 군졸이 쓰던 ‘대나무 화살통’(19세기)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이 운동을 시작한 소감은.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제라도 이 운동을 시작해 다행스럽다. 자라나는 세대에게 기성 세대가 우리 문화재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되찾는 대상은 어디까지인가.

 “어떤 것이 문화재인가를 놓고 많은 생각을 했다. 유형문화재에 국한시키지 않으려 한다. 운동본부의 명칭도 많이 고민했다.”

 -앞으로 할 일은.

 “당장 고고학 등 인문 분야의 자문위원 10여 명 정도를 위촉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이 시행하고 있는 ‘문화재의 날’도 도입을 검토하겠다. 박물관의 문화재 관람도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고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문화재 글짓기 대회 등도 구상하고 있다.”

송의호 기자

국외 소재 우리 문화재 현황 (2011년 2월 현재, 단위 : 점)

▶ 일본 65,331(도쿄국립박물관 등)
▶ 미국 37,972(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 독일 10,770(쾰른동아시아박물관 등)
▶ 중국 7,930(베이징고궁박물관 등)
▶ 러시아 4,008(모스크바국립동양박물관 등)
▶ 대만 2,872(국립고궁박물원 등)

자료=문화재청·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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