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스칸 “나는 무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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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Dominique Strauss-Kahn·사진)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6일(현지시간)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자신에게 적용된 7가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는지 묻는 판사의 질문에 “무죄(Not guilty)”라고 짧게 답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전했다. 첫 공판은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600만 달러(약 65억원)에 달하는 현금과 채권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스트로스칸은 이날 2주일 만에 짙은 색 정장을 차려입고 법원에 출두했다. 프랑스에서 전직 TV 앵커였던 부인 안 생클레르가 법원까지 동행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검찰 측이 제시한 모든 증거 자료와 유전자 검사 결과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요청서를 재판부에 냈다.

 스트로스칸은 지난달 14일 맨해튼의 소피텔호텔 객실에서 아프리카계 이민자인 32세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뉴욕 JFK공항에서 체포됐다. 스트로스칸 측은 이번 사건이 호텔 여종업원과의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의 변호인 중 한 명인 벤저민 브래프만은 “사건 관련 증거를 면밀하게 따져 보면 이번 사건에 강압적 요소가 없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트로스칸이 자신에게 적용된 혐의를 모두 부인함에 따라 이번 재판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뉴욕 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성폭행 사건은 법원이 처벌을 깎아 주는 대신 가해자가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번엔 양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IMF 총재를 지낸 데다 프랑스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꼽혔던 스트로스칸으로선 범죄 행위를 부분적으로나마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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