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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거리 이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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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바람, 따사로운 햇살…. 거리에 나서기 좋은 때다.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벼룩시장은 쇼핑은 물론 다양한 체험행사도 많아 가족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한낮 도심에서 펼쳐지는 길거리 공연은 삭막한 일상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게 해준다.

서울 최대 아나바다 장터, 서초 토요벼룩시장

 지하철 4호선 사당역 11번 출구. 대로에서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1km에 이르는 특별한 풍경이 펼쳐진다. 손때 묻은 가방, 유행이 지난 옷, 빛 바랜 골동품, 옛날 돈, 헌책…자신에겐 필요 없지만 다른 이들과 나눠 쓰기위해 갖고 나온 물건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웅크리고 앉아 헌책을 고르는 아이의 모습이 정겹다. 한 장에 무조건 1000원이라는 옷 판매 코너에는 구경할 틈도 없이 사람들이 몰려있다.

 방배동 복개도로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9시~오후 3시 열리는 ‘서초 토요벼룩시장’은 판매자 1000여 명에다 구경 온 사람까지 합하면 매회 2000여 명 이상이 모인다. 가히 서울 시내 최대 규모의 벼룩시장이다.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는, 아나바다운동’의 일환으로 1998년 1월 처음 개장해 어느 듯 14년이 됐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훌륭한 쇼핑 명소로 알려졌다.

 사고 파는 일 외에 다양한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 곳의 자랑이다. 시장 중간에 있는 광장에서는 낮 12시부터 오후 1시까지 밴드 공연, 가요 콘서트, 클래식 공연, 각종 퍼포먼스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요들송 전문 공연단인 ‘이은경과 알프스 친구들’의 공연을 즐긴다는 주부 박성숙(48)씨는 “요들송과 독특한 카우벨 연주까지, 자주 접할 수 없는 무대를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좋다”며 즐거워했다. 마술·비즈 공예·미니 정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은 어른은 물론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벼룩시장 판매자로 나서고 싶으면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서초 토요벼룩시장 홈페이지(www.seocho.go.kr/site/sd/index.jsp)에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참가 여부는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경찰관 입회 하에 전산 공개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한낮에 펼쳐지는 음악회댄스공연

 회사원 김영석(32)씨는 점심식사 후 회사 근처 코엑스 이벤트 코트에서 잠깐 시간을 보낸다. 특히 거리 공연이 열리는 매주 목요일엔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공연장을 찾는다. 색소폰 연주, 밸리댄스 공연, 비보이 댄스 등 매주 내용도 바뀌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씨는“삭막한 도심에서 잠깐이라도 공연을 보며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강남구 곳곳에서는 매일 낮 12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매일 장소와 레퍼토리를 바꿔가며 다양한 공연이 열리고 있다.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생긴 길거리 공연은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낸 직장인과 주민들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안겨준다. 지난 2007년부터 5년째 이어오고 있는 ‘강남구 길거리 공연’은 관현악 앙상블에서 합창, 각종 댄스, 색소폰 연주, 국악까지 레퍼토리도 다양하다.

 월요일 낮 도산공원에서는 ‘양재뮤즈클럽’과 ‘강남실버악단’이 연주를 펼친다. 화요일저녁 양재천 영동 5교 지점에서는 ‘강남합창단’과 ‘강남심포니’가 작은 음악회를 마련한다. 수요일은 신사동 극동스포츠센터 앞과 역삼1문화센터 분수광장에서 동시에 공연이 펼쳐진다. 그 밖에도 매주 토요일까지 다양한 연주단과 퍼포먼스팀이 런치 콘서트를 연다. 압구정동에서 거리 공연을 관람한 주부 박진혜(43)씨는 “거리에서 자유롭게 재즈빅밴드의 연주와 색소폰 연주 등을 들으니 유럽의한 광장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러 공연장을 찾지 않아도 곳곳에서 이렇게 음악과 퍼포먼스를 접할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강남 길거리 공연은 10월 말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일정은 강남구청 문화체육과(02-2104-1262)에 문의하면 된다.

[사진설명] 1.지난달 28일 서초 토요벼룩시장에서는 요들송 전문 공연단인 ‘이은경과 알프스 친구들’의 흥겨운 무대가 펼쳐졌다.2.없는 게 없는 서초 토요벼룩시장(위). 비즈공예 체험 코너(아래)는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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