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보다 스마트TV 앱 시장 내다보고 창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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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헬로우 코칭’. 삼성 스마트TV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이하 앱) 장터인 ‘삼성앱스’에서 인기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는 앱이다. 팔굽혀펴기·요가·윗몸일으키기 등 다섯 가지 프로그램이 있다. 사용자에 따라 맞춤형 운동이 가능하다. 앱을 작동해 나이와 동작 횟수 등을 입력하면 개인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용자는 TV 진행자의 구령에 따라 동작을 따라 하면 된다. 현재 113개국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 앱은 스마트TV용 앱 전문개발회사인 핸드스튜디오에서 개발했다. 이 회사 대표는 서른 살의 청년사업가 안준희(사진)씨다. 지난해 초 핸드스튜디오를 설립한 그는 원래 은행원이었다. 은행을 그만두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 정보기술(IT) 회사를 잠깐 다닌 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 안씨는 그곳에서 처음 ‘앱’을 접했고, N스크린(인터넷 가상공간에 저장해 놓은 콘텐트를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는 미래에는 휴대전화보다 스마트TV용 앱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창업 당시 직원 수는 그를 포함해 3명뿐이었다. 스마트TV용 앱을 만들겠다고 하자, “아직 시기상조”라며 대부분의 사람이 그를 말렸다. 모바일 앱 개발에 집중하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직원은 20여 명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63개의 TV용 앱을 개발해 선보였다. 안씨는 “헬로우 코칭을 쓰고 있는 독일 사람이 회사로 메일을 보내 운동상담을 하는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피드백이 올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앱을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트”라고 강조했다. 20명의 직원 중 콘텐트 기획자가 5명이다. 이들 중엔 IT 전공자가 없다. 방송 프로그램으로 따지면 프로그램 대본을 만드는 ‘방송작가’의 역할이다. 연출 역할을 하는 이는 디자이너다. 기획자가 짠 시나리오를 들고, 개발자와 함께 앱으로 구현해 낸다. 개인이 단독으로 쓰는 스마트폰과 가족이 함께 쓰는 TV의 사용자 환경이 다르다 보니 핸드 스튜디오는 항상 가족을 염두에 두고 앱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TV용 앱 시장의 올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삼성전자 등 TV제조사들이 올해를 ‘스마트TV 원년’으로 선포하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씨는 “갖고 있는 콘텐트를 TV 앱으로 만들고 싶다는 문의가 올해 들어 부쩍 많이 온다”며 “스마트TV가 활성화되면 콘텐트를 갖고 있는 회사와 앱 개발사 간의 B2B(기업간) 비즈니스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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