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이트 연쇄 해킹당해…국내 대검사이트도

중앙일보

입력

세계적 웹 사이트인 야후 (Yahoo) 에 이어 8일(현지시간) CNN방송과 아마존 닷컴(amazon.com).바이닷컴(buy.com).e베이(ebay.com)등 유명 사이트들이 해커들의 잇따른 공격으로 수시간 동안 기능이 마비됨에 따라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착수했다.

또 국내에서는 대검찰청 산하 컴퓨터 범죄 수사반이 운영하는 홈페이지가 해킹당해 검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업체인 바이닷컴은 증시 상장 첫날인 8일 해커의 집중 공격으로 오전 10시50분부터 오후 2시까지 마비됐다.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e베이도 같은날 오후 2시45분부터 접속이 불가능하게 됐다고 전세계 웹사이트의 운영상황을 추적하는 실리콘 밸리의 키노트 시스템이 밝혔다.

CNN방송은 8일 오후 7시부터 8시45분까지 해커의 공격으로 정상적인 인터넷 정보제공을 할 수 없었다고 이날 공개했다.

공격을 당한 사이트들은 모두 엄청난 양의 가짜 접속 때문에 다른 사용자들의 접속이 차단되는 ''서비스 거부'' 방식으로 해킹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바이닷컴의 로빈 존 대변인은 "사고 당시 초당 8백메가바이트의 데이터가 밀어닥쳐 컴퓨터 기능을 마비시켰다" 고 말했다.

야후의 경우 공격이 절정에 달했을 때 초당 1기가바이트의 데이터가 쏟아져 들어왔으며, 이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들의 1년간 데이터 분량보다 많은 양이다.

FBI는 유명 사이트들에 대한 공격이 야후 사이트가 공격 받은 지 24시간 안에 잇따라 이뤄졌고, 공격수법이 유사한 점 등으로 미뤄 동일범이거나 공범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편 대검 중수부 산하 컴퓨터범죄수사반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dci.sppo.go.kr) 게시판이 해킹당해 검찰이 진상파악에 나선 것으로 9일 밝혀졌다.

대검에 따르면 컴퓨터 범죄와 관련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코너인 게시판의 제목 아래 여백에 ''상민이 바보'' 라는 낙서가 떠있는 것을 7일 오전 발견했다는 것이다.

대검은 곧바로 게시판을 폐쇄했으며, 조사 결과 해커가 국내에 거주하는 학생인 것으로 잠정 결론지었다.

이날 해킹으로 시스템상의 장애나 자료 외부유출 등의 피해는 없었다.

검찰은 컴퓨터상에 경미한 오류를 발생시키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는데다 학생이 장난으로 해킹한 것으로 보고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일단 학생 해커의 장난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상의 오류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경위를 파악 중" 이라고 밝혔다.

[뉴욕〓외신종합.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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