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른 경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컵대회인 ‘러시앤 캐시컵 2011’ 대회의 승부조작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젠 수사 대상을 정규리그인 K-리그 경기로도 늘리고 있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프로토)’의 경우 두 개 경기 이상부터 승·무·패를 맞혀야 베팅이 가능해 검찰이 확인 중인 경기는 최소 2경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와 선수 간 연결 역할을 한 혐의가 있는 정종관(30·서울 유나이티드) 선수의 자살 등으로 승부조작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자 검찰이 다른 경기로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1일 “승부조작 혐의가 있는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두 구단의 두 경기 외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 개연성이 있어 확인 중이며, 현재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 대상을) 러시앤 캐시컵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금까지 지난달 6일 열린 ‘러시앤 캐시컵 2011’ 대전-포항, 부산-광주 두 경기의 승부조작 여부를 집중 수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대전 시티즌 박모(25), 광주 FC 성모(31) 선수가 브로커 2명(구속)으로부터 2억2000만원을 받고 다른 선수와 돈을 나눠 가진 혐의 등을 밝혀냈다. 또 승부조작을 주도한 총책과 자금을 댄 전주(錢主·자금책)의 존재를 확인해 뒤쫓고 있다. 검찰은 두 구단 선수 매수에 동원된 2억2000만원의 출처를 수사하면서 이들 총책·전주의 다른 돈 흐름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승부조작 세력이 다른 경기에도 거액을 뿌려 조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성 선수가 뛰었으나 패배한 지난 3월 16일 광주-강원(0-5), 4월 20일 광주-전남(0-2) 경기 등의 동영상을 분석하는 등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군검찰은 1일 돈을 받고 자신이 뛴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동현(상주 상무·병장·사진) 선수를 구속했다. 김 선수는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와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 왔다. 김 선수는 9월 21일 전역 예정이었다. 유죄가 확정되면 구속기간은 군 복무기간에서 제외돼 전역일도 미뤄진다.
창원=황선윤·위성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