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검찰 “컵대회 이어 정규리그도 승부조작 의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2면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다른 경기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컵대회인 ‘러시앤 캐시컵 2011’ 대회의 승부조작에 초점을 맞췄지만 이젠 수사 대상을 정규리그인 K-리그 경기로도 늘리고 있다.

 합법적인 ‘스포츠토토(프로토)’의 경우 두 개 경기 이상부터 승·무·패를 맞혀야 베팅이 가능해 검찰이 확인 중인 경기는 최소 2경기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로커와 선수 간 연결 역할을 한 혐의가 있는 정종관(30·서울 유나이티드) 선수의 자살 등으로 승부조작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자 검찰이 다른 경기로 수사를 확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곽규홍 창원지검 차장검사는 1일 “승부조작 혐의가 있는 대전 시티즌과 광주 FC 두 구단의 두 경기 외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 개연성이 있어 확인 중이며, 현재는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수사 대상을) 러시앤 캐시컵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금까지 지난달 6일 열린 ‘러시앤 캐시컵 2011’ 대전-포항, 부산-광주 두 경기의 승부조작 여부를 집중 수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대전 시티즌 박모(25), 광주 FC 성모(31) 선수가 브로커 2명(구속)으로부터 2억2000만원을 받고 다른 선수와 돈을 나눠 가진 혐의 등을 밝혀냈다. 또 승부조작을 주도한 총책과 자금을 댄 전주(錢主·자금책)의 존재를 확인해 뒤쫓고 있다. 검찰은 두 구단 선수 매수에 동원된 2억2000만원의 출처를 수사하면서 이들 총책·전주의 다른 돈 흐름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들 승부조작 세력이 다른 경기에도 거액을 뿌려 조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성 선수가 뛰었으나 패배한 지난 3월 16일 광주-강원(0-5), 4월 20일 광주-전남(0-2) 경기 등의 동영상을 분석하는 등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한편 군검찰은 1일 돈을 받고 자신이 뛴 경기의 승부를 조작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전 축구 국가대표 김동현(상주 상무·병장·사진) 선수를 구속했다. 김 선수는 승부조작에 가담해 5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와 브로커와 선수들을 연결하는 데 개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아 왔다. 김 선수는 9월 21일 전역 예정이었다. 유죄가 확정되면 구속기간은 군 복무기간에서 제외돼 전역일도 미뤄진다.

창원=황선윤·위성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