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동작 / 작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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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군대에서 집합 을 할 경우 일부 병사의 동작이 굼뜨거나 느리면 조교 의 불호령이 여지없이 떨어진다. “동작 봐라. 빨리빨리 못 움직여!!” 이렇듯 ‘동작(動作)’은 사람이 실제로 몸이나 손발 따위를 움직이는 일을 말할 때 딱 맞는 표현이다.

 ‘동작’을 거꾸로 한 ‘작동(作動)’을 보자. “이 사무실은 사람이 들어오면 자동으로 감시 카메라가 작동된다”처럼 기계 따위가 작용을 받아 움직이는 것을 뜻한다. 또 “200여 년에 걸친 민주화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 나름의 연속성과 방향성이 작동해 왔음을 알 수 있다”와 같이 추상적인 주체가 움직이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음 예문은 어떨까. “스마트폰 내부는 윈도모바일로 동작하지만, 사용자와 스마트폰은 햅틱2.0을 매개로 움직인다.” “DSLR 카메라의 격자기능을 동작시키면 액정화면(LCD)에 가느다란 가로·세로선이 표시돼 촬영하는 사람이 수평을 잘 맞추도록 도와준다.”

 사전에는 ‘동작’의 둘째 뜻풀이에 ‘작동’과 동의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직접적인 몸놀림을 가리킬 때는 ‘동작’을, 기계나 추상적인 주체의 움직임을 뜻할 때는 ‘작동’을 쓰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해하기가 쉽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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