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엔 발전, 한손에 축전 … 삼성SDI 새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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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발전과 축전을 양손에….’

삼성SDI가 기존 전지사업과 삼성전자로부터 인수하는 태양광 사업을 두 축으로 하는 중장기 성장전략을 발표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1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중·대형 전지사업인 스마트 에너지 사업과, 태양전지·연료전지 등 그린 디바이스 사업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새로 탄생하겠다”고 밝혔다.

 발전부터 저장·시스템·솔루션에 이르는 전 라인업을 갖춘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한 회사가 발전과 축전을 모두 아우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소형 2차전지에서 확보한 업계 1위 기술력을 바탕으로 태양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전지, 전기자동차용 전지 등의 사업부문에서도 업계 1위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mart Solution for a Green World(녹색세상을 위한 스마트 솔루션)’라는 새로운 비전을 세우고 2015년까지 매출 13조원, 2020년에는 매출 35조원을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도 함께 공개했다. 지난해 매출은 5조1000억원이었다.

 박 사장은 특히 사업간 시너지 창출에 무게를 실었다. 태양전지의 경우 ESS 전지와 결합해 토털 솔루션 사업으로 확대하고, 전기차용 전지에 들어가는 기본단위를 ESS용 전지에 함께 사용함으로써 투자효율을 높이는 방식을 우선 고려 중이다. 2014년까지 3GW(기가와트) 생산능력을 확보해 선두 업체군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태양전지사업에 2015년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용 전지사업은 전략적 파트너인 독일 보쉬와 함께 공격적인 수주를 진행하고, 본격적인 양산 시점에 맞춰 미주와 유럽, 중국에 각각 생산거점을 구축키로 했다.

박 사장은 “BMW와 피아트 등에 전기차용 전지를 공급키로 했고 폴크스바겐을 비롯한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도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사업에 대해 “PDP사업은 지속하겠지만 추가적인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가 없는 대신 생산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 최창식 부사장은 태양전지 사업이 삼성전자에서 잘 안돼 SDI로 이관됐다는 시각에 대해 “태양광을 전기로 바꾸는 효율이 세계 최고수준에 올라온 만큼 기술적으로 문제없다”며 “단지 태양전지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시점에서 삼성그룹 내 가장 적합한 곳을 찾다가 에너지 전문기업인 SDI로 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지명찬 전무는 삼성전자로부터 태양전지사업을 인수하는 대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아몰레드사업을 삼성전자에 내주기 위해 SDI가 갖고 있는 SMD지분 35.6%를 삼성전자에 넘긴다는 증권가 소문에 대해 “현재 SMD와 관련해서 결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며 “부채비율이 27% 수준이어서 태양광 사업의 투자자금을 조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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