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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 노인성 난청 ‘맞춤 치료’하면 대부분 청력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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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면

‘TV 볼륨을 너무 높여 핀잔을 듣는다’ ‘두 명과 동시에 대화하기 힘들다’ ‘전화통화 시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안 들린다’.

난청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린다. 2010년 통계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약 30%가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 하고 방치한다. 치료받는 사람은 15%에 불과하다. 노인성 난청은 전문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청력을 회복할 수 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30%가 노인성 난청을 앓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 김형종 교수가 난청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청력세포 노화로 고음 잘 못 들어

소리를 갉아 먹는 ‘노인성 난청’의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신체 노화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한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 김형종 교수는 “30세를 넘으면 귓속 달팽이관의 감각세포와 신경세포가 퇴화하면서 청력을 서서히 잃는다. 나이가 들수록 진행속도는 더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달팽이관의 신경세포 수가 감소하면 귀로 전달되는 소리를 주파수별로 정확히 처리하지 못한다. 게다가 노화로 뇌에서 소리 정보를 처리하는 시간도 지연된다. 특히 고음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 고주파수 음인 ‘스’ ‘츠’ ‘프’ ‘크’ ‘트’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 어린이나 젊은 여성처럼 목소리 톤이 가늘고 높은 사람과 대화하기 힘들다.

나쁜 생활환경도 난청을 부추기는 복병이다. 젊었을 때 소음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영양공급이 부족하면 난청 위험이 높다. 고혈압·당뇨병이나 가족력이 있어도 노인성 난청이 빨리 시작된다.

65세 이상 약 5%가 앓고 있는 만성중이염도 난청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다. 고막의 안쪽부분인 중이가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돼 손상되는 게 중이염. 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고막에 구멍이 있거나 진주종(진주 모양의 종양)이 있는 만성중이염 환자는 2.7%였다. 귀에서 소리가 나는 ‘이명’도 난청의 적신호다. 이명이 갑자기 생기거나 악화하면 청력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간단한 진단으로 개인별 맞춤치료

노인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 ‘어음청력검사’로 진단한다. 저음부터 고음까지 “삐~”하는 소리를 들려줘 측정하는 게 순음청력검사다. 단어를 들려주고 똑같이 따라 하게 해서 말소리를 얼마나 구별하는지 확인하는 건 어음청력검사다. 난청 검사는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청각사가 있는 전문의료기관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은 연간 2000여 명의 노인성 난청 환자를 본다. 청력검사는 물론 난청의 원인과 관련된 병력을 조사해 개인별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보청기·청각재활치료로 청력 되찾아

노인성 난청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때문에 난청 전문클리닉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은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물론 청각학 박사, 청각재활 전문가로 구성됐다. 청각검사·보청기·인공와우이식수술·청능훈련·언어치료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논-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인성 난청은 대부분 보청기가 필요하다. 김형종 교수는 “보청기는 청력검사를 바탕으로 본인의 청력 수준에 맞는 것을 처방받아야 한다. 청각재활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듣는 기능이 회복된다”고 설명했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은 특수청력검사를 통해 난청의 유형과 심각성, 어음분별력을 정확히 분석해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처방한다. 특히 보청기 착용 뒤에는 난청클리닉 전문가가 보청기 적응 훈련, 기기 관리법을 교육해 소리에 적응할 때까지 맞춤 재활치료를 제공한다.

보청기로 소리를 증폭해도 잘 듣지 못하는 ‘고심도 난청’은 인공와우(달팽이관) 이식수술로 소리를 되찾을 수 있다. 수술 후 1개월 뒤 상처가 아물고, 수개월간의 재활치료를 받으면 거의 모든 소리를 구분할 수 있다. 김형종 교수팀은 100여 명의 난청 환자에게 인공와우이식수술을 진행했다.

만성중이염은 약물치료나 염증제거 수술로 치료한다. 만성중이염으로 고막에 구멍이 생겼다면 근육의 막을 떼어내 새 고막을 만들어 준다.

한림대성심병원 난청클리닉 김형종 교수팀은 20년 동안 약 3500건의 난청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대상은 2~84세까지 광범위하고 67%의 환자들에서 청력개선 효과가 있었다. 난청클리닉은 수술기록을 모두 전산화해 국내 만성중이염 수술명 분류법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황운하 기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청각언어연구소는 …

내달 국비 지원 한림언어청각센터 세워 청각·언어장애인 위한 재활프로그램 진행

한림대학교는 국내 청각연구의 요람이다.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청각언어연구소(소장 이정학)와 한림대 청각언어연구소(소장 하승희)를 운영하고 있다.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청각언어연구소는 청각언어장애인의 복리증진을 목적으로 청각기능 및 청능언어재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2007년 9월 설립됐다.

연구소는 청각언어장애 기초·응용 연구, 위탁연구, 타 연구기관과 학술교류, 연구도서 및 학술지 발간, 청각언어장애인의 재활교육, 전문인 보수교육을 진행한다.

청각학을 전공한 이비인후과 교수 20여 명이 활동 중인 청각언어연구소는 최근 굵직한 성과를 내놓고 있다. 청각검사에 중요한 기준이 되는 어음청력검사 방법을 표준화해 국내 난청 진단법을 통일했다. 이 진단법은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 등록했다.

올해 4월에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 음향분야 국제표준회의에서 한국어표를 국제표준에 추가하고 등록을 추진 중이다.

보청기·휴대전화기 같은 음향기기 관련 기업과 공동으로 청각학 발전을 위한 기술도 개발한다. ISO 국제표준 동향 정보 자료도 수집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1년 3월 설립한 한림대 청각언어연구소는 청각학과 언어병리학 분야의 연구를 진행한다. 오는 6월말 국가지원 사업으로 한림언어청각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에선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청각평가·청능재활·언어평가·재활치료를 맡는다. 검사에 필요한 120여 종의 도구와 도서를 갖춰 청각학부생의 교육장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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