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008년 쓰러진 뒤부터 휠체어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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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김정일(69) 북한 국방위원장이 건강 이상으로 쓰러졌던 2008년 여름 이후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이 30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이 걷거나 이동해야 할 경우 상당 부분 휠체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노동신문 등에 등장하는 김정일의 군부대·공장 방문 사진의 경우 촬영을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연출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최근 북한 내부 정세와 관련한 정보 교류 협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동안 관영매체를 통해 김정일의 이른바 현지지도를 전하면서 “장군님이 쏟아져 나오는 비날론을 맞이하기 위해 계단을 뛰어올랐다”(지난해 3월 함흥 2·8비날론연합기업소 재가동)고 보도하는 등 건강 이상을 불식시키려 해 왔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을 비롯한 정보기관들은 김정일이 보행에 불편을 겪고 있고 손발의 사용이 제한되고 있지만 건강은 3년 전보다 호전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공식 석상에 나타난 2008년 11월 직후 미 정보 당국과 관리들은 ‘김정일이 5년 이상 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최근에는 이 기간을 늘리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통해 등장한 셋째아들 김정은(27)으로의 후계체제 구축도 최근 7~8개월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데도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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