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여초시대 … 여성 경제활동 풍토 만들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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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어제 통계청이 발표한 ‘2010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2005년 9.3%에서 지난해 11.3%로 급증했다. 전체 인구의 중위 연령도 38.1세로, 5년 전보다 3살 더 많아졌다. 이런 속도로 가면 2050년에는 일본 다음으로 초고령 국가가 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이 현실화될 것이다. 특히 이번 센서스에서 주목할 점은 여초(女超)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5년 전부터 시작됐던 현상이지만, 그 차이가 3만 명에서 25만 명으로 더 벌어졌다.

 고령화의 병폐는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극심하다.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면 경제 활동 및 소비가 위축된다. 국민의 생활 기반이 약화되면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지금 일본이 보여주고 있는 저(低)성장 늪이 한 예다. 이 고리를 끊으려면 출산율이 높아져야 한다. 하지만 인구 센서스에 따르면 세계 최하위 수준인 출산율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30대의 미혼율이 29.2%로 10년 전의 두 배나 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댈 곳은 여성 노동력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센서스에 따르면 적극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핵심 생산층(24~49세)에 해당하는 여성 인구가 15년 새 10% 가까이 늘었다. 이 인력을 적극 활용하기만 해도 경제 활력의 위축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우리의 현실은 오히려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급증했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매우 부진하다. 남성과의 임금 격차도 여전히 크다. 게다가 우리 사회엔 여전히 남성 중심적 잔재가 많이 남아 있다. 여성 인력의 특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도 인색하다.

 여성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풍토와 여건 조성이 시급하다. 애가 아파도 제대로 돌봐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풍토도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출산율도 개선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도 늘어난다. 더 이상 지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