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오쇼핑이 1분기 동안 1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 목표인 4조5000억원을 달성할 경우 세계 1위 홈쇼핑 사업자인 미국 QVC에 이어 2위 사업자에 오를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를 이끈 건 해외 매출이다. 중국·인도에서의 1분기 매출은 4015억원. 전체 매출의 40%에 해당하는 액수다. 해외 매출 비중으로선 역대 최고치다. CJ오쇼핑이 2004년 중국에서 처음 방송을 시작한 이래 해외 매출은 해마다 평균 81%씩 성장했다. 특히 2009년 인도에 진출하고 지난해 중국에서 24시간 방송권을 획득한 게 주효했다.
CJ오쇼핑이 중국과 인도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비결은 현지화다. 유력 방송사와 함께 합작회사를 설립해 현지인들의 거부감을 없앴다. 상품도 현지 상황에 맞게 개발했다. 인도에서만 200만 개가 팔리며 ‘대박 상품’이 된 직화오븐이 대표적이다. 인도 사람들은 난(구워 만든 인도식 빵)이나 탄두리 치킨 등 굽는 요리를 즐겨 먹지만 오븐을 갖춘 가정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가스레인지에서 쓸 수 있는 국내 상품 직화오븐을 들여와 팔았다.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중국에서는 물건을 배달하면서 현금이나 직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했다. 또 다른 성공 요인은 고급화. 주고객층을 중상층 이상으로 잡고 순금으로 된 골드바를 판매하는가 하면 BMW 자동차와 한 채에 5억원에 달하는 연립형 교외 별장을 팔기도 했다.
CJ오쇼핑이 중국과 인도에서 유력 유통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중소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해졌다. 해피콜의 ‘양면 프라이팬’은 지난해 6월 이후 톈진(天津) 지역에서 방송되는 톈톈CJ에서 매주 1~2회씩 방송 중이다. 방송 때마다 1000세트가량 팔린다. 동경모드의 여성 속옷 브랜드 ‘피델리아’는 중국 일반 속옷보다 50%가량 비싼 가격에도 인기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 김영근 글로벌사업부장은 “올해 안에 베트남과 일본에서도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2013년께엔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