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 조던의 마법을 지켜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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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프로농구(NBA)
가 노사분규로 파행을 거듭하던 지난 시즌, 워싱턴 위저즈의 에이브 폴린 구단주와 마이클 조던(36)
은 ‘1 對 1 대결’을 벌였다. 그 열띤 협상에서 폴린은 구단주들이 엄청난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선수들에겐 ‘우릴 믿어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던은 흑자를 낼 수 없는 구단주라면 당연히 팀을 매각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그 조던이 지금은 구단측 입장에 더 동정적일 것 같다. 폴린은 얼마 전 조던을 농구사업 담당 사장으로 영입했다. 조던은 5년 간의 계약으로 구단 지분의 20%를 소유할 수도 있게 됐다.

그러나 구단주가 되는 데는 대가도 따른다. 우선 위저즈가 NBA 꼴찌 팀인 데다 기량에 비해 연봉이 과다한 노장 선수들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 사장직을 수락한 조던은 자신감에 넘쳤다 “나는 조직의 구석구석을 뜯어고칠 것이다.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해도 좋다.”

그러나 어떤 방법을 동원할지는 확실치 않다. 특히 연봉상한선 등 NBA 규정은 너무나 복잡해 인적 구성을 뜯어고치려면 규정 자체부터 마스터해야 한다.

그러나 조던은 “우리가 궤도에 진입할 때까진 모두가 퇴출 가능 대상이다”고 말해 그의 경영 스타일을 짐작케 했다. 인내심 없기로 유명한 조던은 얼마 전 팀 전체를 퇴출시키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을지 모른다. 빌 클린턴 대통령까지 초대해 놓고 경기를 관람했건만 만년 하위팀 댈러스 매버릭스에 18점 차로 대패했던 것.

조던은 NBA가 자신의 복귀를 갈망하는 것만큼이나 NBA 복귀를 기다려 왔다. 좋아하는 골프도 하루 이틀이지 지겨웠을 것이다. 또 위대한 스타도 일단 현역에서 은퇴한 이상 자신의 상품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도 알았다. 자기 이름이 새겨진 운동화와 향수의 판매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조던은 자신의 값어치에 걸맞은 대우를 보장받기 전까지는 NBA로 돌아가지 않으려던 차에 구단주 제의를 받았다. 절친한 친구 한 명은 “그는 모든 것을 무에서 시작한 뒤 세상에 자신의 사업감각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조던의 지독한 승부근성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시카고 불스의 前 감독 필 잭슨이 LA 레이커스로 옮긴 뒤 팀을 막강한 챔피언 후보로 재빨리 변신시키는 과정을 유심히 지켜봤다. 남이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고 믿는 조던에겐 의미있는 변화였다. [뉴스위크=Mark Star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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