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입시 이렇게 준비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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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심국제중 입시요강이 이르면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합격을 위해서는 하반기에 진행되는 원서접수기간까지 남은 시간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올해 국제중에 입학한 이현우(경기 청심국제중 1)·윤영민(서울 대원국제중 1)군과 조정인(서울 영훈국제중 1)양을 만나 학교생활과 입시 준비법을 들었다.

성실성·도전의식 중점적으로 알려

 청심국제중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숙사 생활이다. 부모와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기숙사 생활을 통해 공부뿐 아니라 생활도 자기주도적으로 할 수 있다. 공동체 생활도 배운다. 이현우군은 “집에서는 물건을 아무곳에나 두고 하고 싶은 대로 할수 있지만, 기숙사에서는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늘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된다”고 말했다.

 현우군의 꿈은 의사가 돼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일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미국에서 생활한 현우군은 자연스레 세계를 무대로 일하는 꿈을 가졌다. 청심국제중에 입학한 이유도 국제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다. 멘사 회원인 현우군은 어려서부터 수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2007년 존스홉킨스 대학의 영재교육 프로그램(CTY)에 참여하기 위해 치르는 SCAT 시험 수학 부문에서 버지니아주 1등을 차지했다.

 하지만 청심국제중에 지원할 때 가장 강조한 것은 성실성과 도전의식이었다. 현우군은 미국에서 생활할 때는 매일 한국어로 일기를 썼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영어일기와 한국어일기를 번갈아가며 썼다. 서울교대에서 주최한 수학경시대회에 나갔다가 입상하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매일 3시간씩 수학공부를 했다. 또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해 피아노·바이올린·드럼·기타·북·수영·골프·승마·테니스와 같은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즐긴다.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청심국제중에 합격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주도성이다. 어머니인 김금덕(44·서울시 도곡동)씨는 기숙사 생활을 시키고 싶지 않아 이군에게 서울에 있는 국제중에 시험칠 것을 권했다. 하지만 현우군은 “떨어지더라도 실력으로 떨어지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어려서부터 하고 싶은 일은 크게 반대 안하고 자기주도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키운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학업·교내대회 참여 등 학교생활 충실

 조정인양은 영어 울렁증이 있었다.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면 본인도 모르게 피하곤 했다. 해외연수를 다녀오고 싶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영어학원에도 다녀봤지만 실력은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정인양의 고민은 날로 늘어갔다. 법의관이라는 꿈을 이루려면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뛰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었다. 그러던 중 초등학교 5학년 때 국제중에 대해 알게 됐다. 원어민과의 영어수업시간이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은 영훈국제중 입학을 목표로 잡았다. 그후 하루 한 번씩 “국제중 합격”을 외쳤다. 뒤떨어진 영어실력을 올리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잡았다. 아침에 영어테이프를 들으며 잠이 깼다. 잠들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영어테이프를 끼고 살았다. 처음에는 생소하던 내용도 반복해 듣다보면 3~4일 후에는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영어책을 자주 읽다 보니 모르는 단어도 유추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영어 공부와 함께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교사에게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것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시간에 내용의 80%를 이해했고, 쉬는 시간 10분을 활용해 복습했다. 집에 돌아가서도 그날 배운 내용을 학습했다. 이렇게 공부하니 수업을 가르친 교사의 얼굴 표정과 농담까지 생생히 기억에 남았다. 학업뿐 아니라 학교에서 열리는 행사나 대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내 행사에서 상을 받으면 성실성을 인정받아 국제중 입학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자연관찰대회, 6학년 때 과학탐구대회에 학교 대표로 나가 강서교육지원청 관내에서 1등을 했다. 이외에도 과학독후감대회·육상대회·영어듣기대회·영어말하기대회·우표디자인공모전 등 학교에서 하는 행사는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정인양은 “이제 길을 가다 원어민과 마주쳐도 두렵지 않다”며 활짝 웃었다.
 
스스로 자기주도학습 플래너 작성

 윤영민군은 학교를 다니면서 다방면의 우수한 친구들에게 배울 수 있어서 좋다. 언어적능력이 뛰어난 아이가 있는가 하면, 수학적재능이 우수한 친구도 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는 경쟁의식 때문에 친구를 사귀지 못할까 우려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영민군은 “오히려 각자의 장점과 우수한 분야를 인정하고 배우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들의 관계가 돈독한 것도 큰 장점이다. 교사는 꼭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준다. “하루는 교감선생님이 뒤에서 안아주면서 힘든 일은 없는지, 학교생활은 어떤지 물어본 적이 있으세요. 초등학교 때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죠. 이런 일 자체가 학교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줍니다.”

 영민군도 초등학교 시절학교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과학을 좋아하는 그는 과학의 달에 열리는 학교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결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수상을 못해도 배우는 점이 있다는 생각에서다. 또초등학교 때부터 자기주도학습을 하기 위해 플래너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계획짜기도, 실천하기도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졌다. 학교 공부를 하는데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원국제중에 지원할 때도 이런 과정을 중점적으로 알렸다.

 어머니 신명희(41·서울시 행당동)씨는 “아이가 국제중 시험을 보고 싶다고 했을 때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최종 추첨에서 떨어지면 아이가 괜히 상처받지 않을까 우려했다. 하지만 지금은 떨어졌어도 성장의 발판이 됐을 거란 생각이다. 자기소개서와 학습계획서를 쓰면서 아이가 스스로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볼 수 있었다. 또 MIT공대에 합격해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은 목표와 꿈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사진설명] 왼쪽부터 윤영민군, 이현우군, 조정인양

<전민희 기자 skymini1710@joongang.co.kr 사진="김경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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