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김지석의 반성, 무거움이 유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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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준결승 2국>
○·김지석 7단 ●·구리 9단

제5보(43~52)=백△의 타협책이 나름 절묘해서 48까지의 교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수순 중 43으로 ‘참고도1’ 흑1로 막는 것은 백2로 지켜 흑도 후속수단을 찾기 어렵다. 백 5점을 잡기도 쉽지 않고 설령 잡는다 해도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그보다는 43, 45가 백번 시원하다. 45 때 백이 ‘참고도2’처럼 버티다가는 12에 이르러 백이 한 수 부족으로 전멸당한다. 따라서 46 넘고 다시 48로 안정하기까지 필연인 것이다.

 손익계산은 어찌 될까. 백이 많이 당했다는 결론이다. 백의 실리에 비해 두 점 잡은 흑의 두터움이 전국을 압도한다. 더구나 선수를 잡아 49로 벌리니 우하 일대의 흑진이 첩첩산중이다. 어디가 잘못 되었을까. 반성문을 써 보니 22의 수가 무거웠다(실전보 백◎). ‘참고도3’을 보자. 백1(실전 20)로 잡을 때만 해도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가. 흑2(실전 21)로 젖힐 때 늘지 말고 백3으로 가볍게 응수했더라면 백이 계속 우세했다는 박영훈 9단과 김지석 7단의 진단이었다. 달리기는 쉽지만 멈추기는 어려운 것. 젊음의 패기는 항상 그게 문제다.

 이젠 50, 52로 결사대를 투입해야 바둑이 된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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