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달리는 페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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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스티안 페텔이 탄 F1 머신이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몬트멜로의 카탈루냐 서킷에서 열린 2011시즌 국제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5라운드 스페인 그랑프리에서 질주하고 있다. [몬트멜로 AP=연합뉴스]

제바스티안 페텔

F1(포뮬러 원)에 제바스티안 페텔(24·레드불) 시대가 열렸다. 월드챔피언 7회에 빛나는 미하엘 슈마허(42)가 2006년 은퇴한 뒤 서킷을 지배하는 드라이버가 나오지 않았지만 페텔이 올 들어 독주 체제를 굳혀 가고 있다.

 지난해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페텔은 올 시즌 열린 5개 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24일(한국시간) 현재 드라이버 점수 118점으로 2위 루이스 해밀턴(77점·맥라렌)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쟁자를 압도하는 질주다.

 공격적이기만 했던 젊은 황제 페텔이 올해 들어 운영 능력을 갖춘 완벽한 드라이버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결선에서 10번이나 맨 앞에서 출발하고도 5승으로 반타작하는 데 그쳤다. 페텔의 과감한 운전을 경주차가 견뎌내지 못해 고장이 빈번했던 탓이다. 올해는 다르다. 냉정하고 치밀하며 노련하다. 22일 끝난 스페인 대회에선 출력을 높여주는 에너지 재생장치(KERS)가 말썽을 부렸음에도 흔들림 없이 레이스를 펼쳐 역전 우승했다. 차체를 아래로 찍어누르는 힘이 좋아 코너링에 특화된 레드불 머신도 그의 독주에 날개를 달아줬다. 독일 출신인 페텔은 “어린 시절 세 명의 미하엘(Michael)을 동경했다”고 밝혔다. 슈마허와 가수 마이클 잭슨,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이다. 페텔은 슈마허의 조카뻘이지만 둘은 절친하다.

 페텔은 올해 2년 연속 월드챔피언에 도전하고 있다.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슈마허(2000~2004년 챔피언)와 후안 마누엘 판지오(1954~1957년 챔피언)만이 이룬 3년 연속 챔피언에 도전할 유일한 후보로 꼽힌다. 슈마허는 페텔을 두고 “나를 넘어설 재능”이라고 칭찬했다.

김우철 기자

페텔이 모는 레드불 RB7 머신은 …

- 디자이너 : 애드리안 뉴이

- 무게 : 640㎏(드라이버 포함)

- 엔진 : 르노 RS27 2011년형 2400㏄ 8기통

- 변속 : 7단 반자동 기어

- 타이어 : 피렐리 P Zero 13인치

- 최고 속도 : 312~320㎞

- 대당 제작 비용 : 약 12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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