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여종업원 모두 쌍꺼풀 수술하라고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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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대 초 해외 주재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쌍꺼풀 수술을 받아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양을 수 차례 방문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북측 관계자로부터 ‘2000년대 초 김정일의 지시로 국내외 모든 복무원들이 쌍꺼풀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김정일이 외화벌이를 하는 식당에서 일하는 접대원들의 외모를 상당히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일의 특별 지시로 평양 내 외국인들이 이용하는 양각도, 고려 호텔의 한·양식 식당을 비롯해 커피숍 등에서 일하는 여종업원들까지 모두 수술을 받아야 했다고 한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에서는 종업원들의 외모가 식당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런 지시가 내려진 것이다.

소식통은 "복무원들 대부분은 평양출신 젊은 여대생들이며, 당시 평양 내 병원에서 17달러를 주고 수술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후 평양 식당이나 개성공단 내 식당 접대원들은 하나같이 다 쌍꺼풀 수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은 1990년대 말부터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해외에 식당을 차리기 시작해 세계 전역에 100여개를 운영하고 있다. 북한의 해외 식당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평양 출신에 대학을 졸업한 엘리트들로 자본주의 사회에 노출돼있다는 명목으로 일반 주민들보다 강도 높은 감시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꺼풀 수술은 평양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출신의 한 탈북자는 "쌍꺼풀 수술은 주로 양강도 의학대학병원이나 혜산 병원 등에서 시술하며 가격은 6000~8000원 선"이라고 전했다. 절개가 아닌 매몰 방식의 쌍꺼풀 수술은 2000~3000원 정도라고 한다. 이 탈북자는 “의사들이 몰래 돈을 벌기 위해 불법으로 하기 때문에 싼 가격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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