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서 비린내, 흙탕물” 北부유층에 생수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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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일부 도시의 시장에서 포장샘물(생수)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값이 싼 것도 아니다. 외제 생수는 500ml 한 병이 강냉이 1kg에 해당한다. 물론 당ㆍ군 간부와 해외무역업을 하는 일부 부유층에만 해당되는 얘기다.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중국산 ‘장백산 광천수’와 북한 내 자체 생산된 ‘신 샘물’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양강도에서 판매되는 장백산 광천수는 중국 지린성 백산시에서 생산된 것으로 한 병(500ml)에 500원이다. 원래 이 생수의 소비자가격은 250원이었다. 그러나 수요가 폭증해 2년여 만에 2배가량 값이 뛰었다. 양강도 한 소식통은 “먹는 물 한 병 값이 강냉이 1kg 값과 같을 정도로 비싸지만 동이 날 정도로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남포시와 함흥시 등의 시장에선 신덕샘물이 최고 인기다. 신덕샘물은 남포시 신덕산에 위치한 조선련광무역회사가 살균처리해 출하한 것인데 한 병(500ml)에 200원이다. 한 소식통은 “일부 시장에선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가 되자 남포시는 10L짜리 신덕샘물을 내놨다. 그러나 값은 2000원밖에 안된다. 살균공장이 아닌 일반 물공급서(수돗물 정수처리장)에서 물을 담아 시장에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소식통은 “살균이 제대로 되지 않은건 알지만 생수를 사먹기는 비싸니까 이것이라도 사먹는다”고 말했다.

부유층 사이에서 생수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북한의 상수도 정제시설이 열악해 수질이 나쁘기 때문이다. 복수의 소식통은 수돗물에서 비린내가 나고 폭우가 쏟아지면 흙물이 나온다고 전했다. 또 토양오염이 심각해 지하수 역시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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