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외교·기업방문·KTX시승 … ‘강행군’ 브라질 하원의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18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G20 국회의장 회의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은 브라질의 마르코 아우렐리오 스팔 마이아(46·사진) 하원의장이다. 그는 14일 입국한 뒤 부지런히 한국을 돌아다니고 있다. 16일 박희태 국회의장에게 브라질 하원공로훈장을 전달했고, 같은 날 저녁엔 현대차 정몽구 회장을 만났다. 17일엔 KTX를 타고 울산의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방문했다.

그의 행보는 한국과 브라질의 경제협력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상파울로에 자동차 생산기지를 착공했고, 고속철 사업은 브라질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G20 국회의장 중 최연소인 마이아 의장은 80%대의 지지율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룰라 전 대통령과 집권 노동자당(PT)의 정치적 동지다.

 17일 울산행 KTX에서 마이아 의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룰라 전 대통령 정부는 국민을 진심으로 대했고, 기업과는 투명성을 바탕으로 연대했다”며 자부심을 보였다. 이어 “한국과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KTX를 탄 이유는.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상파울로와 리우데자네이루를 잇는 600km 고속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한국도 입찰에 참여한 유력 후보이기에 관심이 있다. 한국의 발전에 존경심을 갖고 있다. 한국 기업이 브라질에 더 많이 투자하고, 기술이전 등을 통해 양국이 윈-윈 하길 바란다.”

 - 룰라 전 대통령의 인기 비결은 뭔가.

 “룰라는 모든 사람들의 현실을 잘 알았다. 교육을 많이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출신을 숨기지 않았다. 공공 정책은 일관성 있게 추진해 국민의 최저임금을 60달러에서 350달러로 올렸다.”

 - 노동자당이 9개 정당과 연합해 정권을 재창출한 원동력은.

 “룰라 전 대통령이 지지와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가능했다. 대중들이 그의 정책을 지지했고, 진실성을 알았다. 국민을 위하는 마음이 다른 정당에도 전달이 됐고, 국가의 성장을 위해 모두 연합했다. 나는 룰라와 금속세공인 노조에서 활동했고, 노동자당을 창당할 때도 친구이자 정치인으로 함께했다. 그는 지금도 정치에 대한 관심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 마이아 의장도 고졸 학력으로 40대 하원의장으로 성공했는데.

 “과찬이다. 13, 14세 때 천주교 관련 단체에서 정치활동을 했 다. 15년 전에 한국의 노조 관련 행사에 참석도 했다. 그런 경험이 정치에 도움이 됐다. 주 행정장관, 지하철회사 사장 등을 지냈고, 3선 하원의원이 됐다. 룰라도 나도 행운이 있는 정치인이다.(웃음)”

 - 좌파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껄끄러운데.

 “통설은 그렇지만 브라질은 달랐다. 정부가 투명성을 유지하면서 기업과 유대했다. 산업과 금융이 지혜롭게 밸런스를 맞춰서 기업들도 정부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인정했다. 기업은 어느때보다 수익을 많이 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에 고용 창출과 임금 인상을 요구할 수 있었다.”

김승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