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은행·광주은행 인수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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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인수해 금융의 88고속도로를 만들겠다.”

 창립 44주년을 맞은 대구은행이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했다. ㈜DGB금융지주다. 17일 출범식을 연 DGB금융지주 하춘수(58·사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하면서 자회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을 따로 팔 경우 인수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을 일괄 매각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대구은행 단독으로는 경남·광주은행 인수 길이 막힌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거나 민영화가 끝난 뒤 자회사만 떼어 사는 방법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호남의 농산물, 대구의 정보기술(IT)·철강 식으로 동서 지역 간에 산업 포트폴리오가 달라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면서 “지방은행 공동지주사 형태로 인수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방은행 공동지주사란 어느 지방은행에도 속하지 않는 1개의 지주사 아래 여러 개의 지방은행과 금융 관련 자회사를 두는 형태다. 영업 구역이 서로 다른 각각의 지방은행들이 정체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공동 투자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구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 회장은 “4대 대형 금융지주회사가 엄청난 규모로 마케팅을 하고 있어 지방은행들의 공동 대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영업기반을 벗어나기 위한 사업 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하 회장은 “개별 지방은행이 저축은행·보험·캐피탈 식으로 확장해 가면 리스크가 오히려 커지는 문제가 있다”면서 “좋은 짝이 나타날 경우 바로 대응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DGB금융지주는 대구은행·대구신용정보·카드넷 등 3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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