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김문수 초청으로 경기도 공무원 특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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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左), 정몽준(右)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19일 경기도에서 특강을 한다. 대상은 경기도 소속 공무원이다. 이번 특강은 김문수 경기지사가 직접 요청한 것이라고 한다. 한나라당에선 이번 강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이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가 독주(獨走)하는 상황을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정 전 대표와 김 지사가 정치적인 연대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고 보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 복수의 관계자들은 15일 “김 지사는 정 전 대표에게 특강을 해 달라고 제안하면서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개혁정신에 대해 공무원들에게 얘기해 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주영 회장의 여섯째 아들인 정 전 대표는 휴일인 15일 전여옥·안효대 의원 등 가까운 의원들과 함께 강연 내용을 다듬는 회의까지 했다고 한다.

 재야 운동권 출신인 김 지사가 정 전 대표를 배려하고, 정 전 대표도 성의를 보이자 주변에서는 앞으로 두 사람 사이에 보다 밀접한 관계가 형성될 것이라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김 지사의 한 측근은 “두 사람은 서울대 상과대 동기로 학교 다닐 때부터 알던 사이”라며 “이번 특강을 계기로 김 지사와 정 전 대표가 더 자주, 그리고 더 깊이 대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60세 동갑이자 서울대 70학번(1970년 입학) 동기다. 김 지사는 경영학과, 정 전 대표는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김 지사와 정 전 대표는 이번 특강을 전후해 만날 것이라고 한다. 둘이 회동한다면 4·27 재·보선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의 현재 분위기, 당 쇄신 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갈 수 있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정 전 대표는 최근 당권(선출직 당 대표)과 대권(대선 후보)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돼 있는 한나라당의 당헌·당규를 바꿔야 한다고 적극 주장하고 있다. 당이 이 규정을 고쳐 대선주자들에게 당 대표 선거와 대선 후보 경선 모두 참여할 수 있게 길을 터줘야 당이 국민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자신과 같은 ‘군소 대선주자’들의 인지도·지지도도 올라갈 수 있다고 그는 생각하고 있다. 정 전 대표가 그런 주장을 한 이후 김 지사는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경직되게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정 전 대표와 박자를 맞추고 나선 셈이다.

 이달 초(2~6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지지율 31.3%로 차기 대선 예비후보군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김 지사는 3.8%로 6위, 정 전 대표는 2.3%로 10위에 그쳤다. 하지만 ‘비(非)박근혜 진영’의 한 한나라당 의원은 “김 지사와 정 전 대표가 교감을 쌓아나가다 내년 대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힘을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이명박계에선 아직도 두 사람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 전 대표는 15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만찬을 함께했다. 정 전 대표는 서울대 학군단(ROTC) 13기로 후보생(재학생) 시절 이 대학 교관으로 있던 김 장관으로부터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남궁욱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1951년

[現] 경기도 도지사

195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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