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기아 부실한 수비 정비

중앙일보

입력

프로농구 기아의 승률은 25일 현재 48.4%에 불과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기아를 최고의 인기구단으로 꼽는다.

기아가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공격적인 팀컬러에 있다. 기아의 경기당 득점은 92.7점으로 선두 SK(88.6득점)나 현대(91.5득점)보다 많지만 실점도 92.1점으로 SBS(93.5점) 다음이다.

'화끈한' 농구는 당연히 팬들의 환영을 받지만 문제는 성적이다. 허재(삼보)가 있을 때는 '난타전' 으로 상대를 KO시킬 수 있었고 허재 없이 치른 지난 시즌에도 이기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올시즌엔 김영만.강동희의 부상과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으로 이같은 팀컬러가 먹혀들지 않았다. '펀치력' 이 예전같지 않은데 무턱대고 맞받아치려다 종반 역전패하는 경우가 잦았다.

9연패 후 3연승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깨달은 기아 박수교 감독은 팀의 체질을 바꿀 필요를 느꼈다. 당분간은 '창' 과 '방패'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아는 수비조차도 공격적인 팀이다. 강동희는 상대팀 공격의 속도를 늦추기보다 볼을 빼앗아 득점하는데 집착한다.

스타팅 멤버 가운데 정통 개념의 수비력을 갖춘 선수는 김영만뿐이다. 김영만은 지난 23일 현대의 추승균을 3득점으로 묶는 철벽수비를 펼쳤다.

그러나 김영만 한명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래서 박감독은 봉하민을 주전으로 발탁하는 모험카드를 뽑아들었다.

봉하민이 기용되면 외곽 득점이 줄어든다. 그래도 박감독은 '적게 벌어 적게 쓰는' 작전을 택한 것이다. 봉하민은 현대전에서 조성원의 점프슛을 두차례나 블록 아웃시키는 등 강한 수비력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박감독의 처방이 들어맞아야 할 경기는 27일 SK전이다. 이기면 상위권 진입의 길이 열리지만 패하면 또다시 수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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