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거주지역 포격 19명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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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와 예멘에서 정부군의 무력 진압으로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시리아군이 11일(현지시간) 탱크로 민간인 거주 지역을 포격해 최소 19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AFP통신 등이 현지 인권운동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부 도시 홈스에선 정부군 탱크의 발포로 최소 5명이 숨졌다. 남부 도시 다라 인근의 알하라 지역에서도 탱크 공격 등으로 8세 남자아이 등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AP통신은 “민간인 거주지를 탱크로 공격하는 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아버지(하페즈 알아사드 전 대통령)가 시위 진압에 사용했던 방법”이라고 전했다. 하페즈는 1982년 수니파 무슬림의 시위가 발생하자 탱크를 동원해 무력 진압을 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당시 사망자가 2만5000명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강경 진압이 계속되자 미국은 알아사드 정권이 적법성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리아 정부의 대응은 무고한 시민을 집단으로 처벌하는 야만적 방법”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의 조 리버먼 상원의원은 “시리아 정부의 대응이 점차 리비아의 행태를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지난 3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에선 현재까지 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예멘에서도 이날 군과 경찰이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 진압해 최소 19명이 숨졌다. 예멘군과 경찰은 수도 사나의 광장에서 정부 청사로 향하던 수만 명의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최소 14명이 숨졌다. 남부 타이즈 지역에서도 최소 3명의 시위대가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에 성난 시위대가 경찰서에 불을 지르고 관공서를 봉쇄하는 등 보복 조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부 도시 이브에서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 끝에 지역 정부청사를 장악하기도 했다.

이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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