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 아기들에게 선물할 예쁜 배냇저고리 함께 만들어 보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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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도 수원시 KBS 드라마 제작센터 로비에서 탤런트 임호(왼쪽)·남성진씨가 미혼모 아기들을 위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있다. [황정옥 기자]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KBS 드라마제작센터. 번쩍번쩍하는 중국식 옷과 붉은색 군사 도포 차림의 두 남성이 웬 천 조각을 든 채 로비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끙끙대고 있었다. 오는 6월부터 방영될 드라마 ‘광개토대왕’을 촬영 중인 임호(41)·남성진(41)씨다. 이들이 만들고 있는 것은 배냇저고리. “그렇게 띄엄띄엄 하지 말고 좀 촘촘하게 꿰매 봐.” 임씨의 핀잔에 남씨가 입을 삐죽거리며 응수한다. “대본 볼 시간 쪼개가며 만드는 건데, 너무 타박하는 거 아냐?”

 두 사람은 대중문화예술인들의 봉사단체인 ‘(사)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 회원이다. 100인 이사회는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 동안 비영리단체 ‘함께하는 사랑밭’과 ‘1004 배냇저고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004벌의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미혼모 가정에 전달하는 행사다. 임씨와 남씨는 새 드라마 촬영으루 바쁜 와중에도 ‘아빠 마음’으로 기꺼이 동참했다. 남씨에게는 네살배기 아들이 있고, 임씨는 지난 1월 아빠가 됐다. 임씨는 “집사람이 딸에게 배냇저고리를 직접 만들어 입혔다”며 “미혼모 가정 아기들을 위해 예쁘게 완성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만든 배냇저고리는 애란원·동방사회복지회·자모원·두리홈 등 10여 개의 미혼모 보호 시설에 전달된다. 700벌은 캠페인 홈페이지(1004benet.withgo.kr)를 통해 신청한 사람들이 만들고, 나머지 304벌은 캠페인 마지막 날인 21일 100인 이사회 회원들이 서울 마포구청에 모여 만들 예정이다. 이날 함께할 자원봉사자도 홈페이지를 통해 선착순 모집 중이다.

 캠페인이 끝난 후에도 함께하는 사랑밭을 통해 배냇저고리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단, 이 경우 재료비와 미혼모 후원비가 포함된 2만2000원을 내야 한다.

윤새별 행복동행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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