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당권 잡은 황우여 … 신주류 일단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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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쇄신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한나라당 중진의원회의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렸다. 황우여 원내대표(오른쪽)와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당대표 권한대행을 황 원내대표가 맡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오종택 기자]

한나라당 사무처가 11일 공석인 당 대표의 권한을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가 대행하는 게 옳다고 ‘교통정리’를 했다. 당헌·당규를 검토해 황 원내대표와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 중 황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주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이로써 ‘신주류’(소장파+친박근혜계)와 ‘구주류’(이재오 특임장관과 가까운 친이명박계)의 당권 다툼에서 신주류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정희수 제1사무부총장과 여상규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오전 이 같은 해석을 황 원내대표와 정 비대위원장에게 보고했다. 이 내용은 4선 이상 의원들이 참석한 중진의원회의에도 보고됐고, 중진의원들도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는 게 옳다”고 뜻을 모았다.

 이로써 이르면 다음달 말 치러질 전당대회를 통해 새 당 대표가 뽑힐 때까지 한나라당의 당권은 신주류를 대표하는 황우여 원내대표가 행사하게 됐다.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유권해석과 중진의원들의 합의를 박수로 추인했다. 의총에서 의원들은 그간 논란을 빚은 ‘정의화 비대위 체제’의 적법성도 인정하기로 했다.

 황 원내대표가 한시적이긴 하지만 당권을 잡은 것과 관련해 그를 지지해 온 소장파의 모임 ‘새로운 한나라’는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새로운 한나라’가 이런 반응을 보인 것은 황 원내대표가 당권을 쥠으로써 앞으로 당 쇄신작업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의총에선 신·구주류의 갈등이 일단 봉합된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황 원내대표와 ‘새로운 한나라’ 쪽이 당 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구주류의 안상수 전 대표가 물러나면서 임명한 친이명박계의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의총 직후 기자에게 “법률적 효력이 발생하는 당무에 대해선 황 원내대표가 결재하는 게 옳지만, 실질적인 당 대표 역할은 내가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 산하에 당 개혁소위를 만들어 내가 소위원장을 겸직하겠다”고 했다.

 정 위원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까닭은 사무처가 유권해석을 통해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가 해온 통상적 업무 처리 권한이 비대위에 있고, 당 쇄신·개혁을 위한 활동도 비대위의 임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사무처가 낸 결론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앞으로 당 쇄신 방향 등을 놓고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 사이에 사사건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글=남궁욱·백일현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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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원내대표
[現] 한국청소년연맹 총재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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