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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2022 월드컵 유치 때 FIFA 위원 두 명에 32억원 뇌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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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 중 일부가 2018·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두고 거액의 뇌물을 받거나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P통신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개최지 선정에 앞서 FIFA 집행위원인 이사 하야투(카메룬)와 자크 아누마(코트디부아르)가 카타르로부터 각각 150만 달러(약 16억원)의 뇌물을 받은 사실을 영국 하원 미디어문화스포츠위원회가 공개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개된 자료는 영국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가 입수해 위원회에 제출한 것이다.

 데이비드 트라이스먼 영국 상원의원도 이날 위원회에 참석해 “2018년 월드컵 유치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4명의 FIFA 집행위원으로부터 뇌물을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트라이스먼이 밝힌 집행위원은 잭 워너(트리니다드토바고), 니콜라스 레오스(파라과이), 워라위 마쿠디(태국), 히카르두 테셰이라(브라질)다. 트라이스먼은 “워너 위원은 잉글랜드에 투표하는 조건으로 트리니다드토바고에 교육센터를 지어주고 따로 250만 파운드(약 27억원)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당사자들은 의혹을 부인했다. 카타르 축구협회 측은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국가가 입증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워너 위원은 영국의 한 스포츠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내 투표권을 돈과 맞바꾸자는 요구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영국 의회가 제기한 주장이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FIFA 윤리위원회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블라터 입장에서는 이번 부패 스캔들이 반가울 수도 있다. ‘깨끗한 FIFA를 만들겠다’며 블라터에 맞서 6월 열릴 FIFA 회장 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무함마드 빈 함맘 아시아축구협회장이 카타르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FIFA는 지난해 12월 집행위원회를 열어 2018년 러시아와 2022년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를 확정했다. 2018년 월드컵 유치에 실패한 영국은 하원 미디어문화스포츠위원회 차원에서 실패 과정 조사에 나섰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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