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뇌졸중·파킨슨병, 뇌 영상 보며 손금보듯 잡아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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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의대 길병원 건강증진센터 우리나라에선 유일하게 뇌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암센터와 연계해 원스톱으로 치료하는 건강증진센터가 최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문을 열었다. 공간이 2000㎡에 달하는 매머드급으로 경인지역에선 최대 규모다. 길병원 암센터 13층에 자리잡은 건강증진센터는 내과·가정의학과·영상의학과·산부인과 등으로 구성된 전문의 26명과 헬스코디네이터가 상주한다. 김주현 진료부장은 “서울까지 가서 건강검진을 받던 경인지역 주민의 불편을 줄일 것”이라며 “다양한 진료 분야의 협진을 통해 고령화시대에 맞는 맞춤형 검진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길병원에서는 0.25초만에 심혈관 촬영이 가능하다. 숨을 참기 어려워 검사가 힘들었던 사람도 쉽게 건강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길병원 제공]

인천지역 첫 암센터로 선정

길병원 암센터는 지난 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민간의료기관 중 최초로 인천지역 암센터로 선정됐다. 건강증진센터는 이런 암센터의 시스템과 연계한 암 검진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개인마다 다른 식생활과 같은 환경요인·가족력·연령 등 위험요인을 파악해 맞춤형 검진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가족 중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발병한 사례가 있다면 유방암 발병 가능성을 알려주고 이와 관련된 검진 항목을 추천한다. 또 가족 중 방광암이나 자궁내막암 환자가 있다면 대장암 검사를 권한다. 부인암·폐암·소화기암·전립선암·유방암·갑상선암 등 분야별로 특화 프로그램이 준비돼 상담 후 바로 바로 심층검사도 가능하다. 검진 결과 작은 이상이 발견되면 암코디네이터와 해당 분야 전문가가 암센터를 연계해 즉각 검진과 치료에 돌입하도록 지원한다. 이곳엔 국내 최대 규모인 20명의 암코디네이터가 있다. 특히 다학제시스템의 차별화된 기술을 암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다. 다학제란 약물·방사선 등 환자에 맞는 종합치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치료의 효율을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줄여준다. 길병원 암센터에는 아시아 최초로 도입한 방사선 종양치료기 ‘노발리스 티엑스’를 보유하고 있다.

뇌영상 진단 “세계최고 수준”

길병원엔 다른 병원에 없는 특화된 검진이 있다. ‘뇌 검진’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에게 인기다. 치매나 뇌혈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양성자방출컴퓨터단층촬영(PET-CT)를 이용해 질환의 진행 정도나 악성 여부, 그리고 효율적인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고혈압이나 뇌졸중처럼 가족력이 있는 질환도 뇌 영상검진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는 가천뇌건강센터의 축적된 기술과 숙력된 의료진 덕분에 가능하다.

 가천뇌건강센터는 2009년 뇌질환진료센터로는 세계 최초로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엔 세계 최고 수준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뇌 속을 손금처럼 들여다보는 선명한 뇌지도를 만들기도 했다. 건강검진센터는 이를 바탕으로 치매·뇌졸중·뇌암·파킨슨병과 같은 뇌질환에 대한 전문 검진과 치료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실제 2009~2010년 1년 동안 뇌건강센터에서 검진받은 913명 중 80%에서 크고 작은 뇌질환을 발견했다.

여성·직장인 위한 특화 서비스

여성 고객에 대한 배려도 돋보인다. 길병원 건강증진센터는 유방암이나 부인암·갑상선암 진단을 위한 검진 장소를 별도로 마련했다. 유방촬영실과 초음파실·탈의실·휴식공간을 여성친화적으로 꾸몄다. 또 검진 고객에게 무선주파수인식기술(RFID)을 이용한 팔찌를 제공해 편리하고 빠르게 검진을 마치도록 도와주고 있다.

 오전 시간이 바쁜 주부나 직장인을 위해 오후 검진도 마련했다. 또 글로벌 헬스케어 시대에 맞춘 외국인 검진, 일정 인원 이상 기업에 제공되는 기업맞춤형 ‘기업단체검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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