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빈 라덴 사망 후 첫 자살폭탄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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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의 주지사 관사 등 7곳에서 7일과 8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연쇄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60여 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이번 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가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보복을 예고해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터졌다.

 AFP통신은 이번 테러가 알카에다와 연계된 탈레반이 주도한 것이라고 전했다. 탈레반은 7일 칸다하르 시내 주지사 관사, 경찰서 등 7곳에 대해 연쇄 테러를 가했다. 8일에는 시내 중심 칸다하르 호텔에 폭탄조끼를 입은 탈레반 조직원이 난입해 폭탄을 터트렸다. 탈레반은 소총과 로켓포로도 관공서 건물을 공격했다. 아프간군이 병력과 헬기를 동원, 대응하면서 시내에서는 몇 시간 동안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7일 “빈 라덴 사망으로 패배를 경험한 테러범들이 무고한 아프간인들에게 보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리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공격은 몇 주 전부터 계획된 춘계 대공세의 일환으로, 빈 라덴 관련 보복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한편 8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한 교도소에서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지역 무장단체 소속 재소자가 폭동을 주도해 17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폭동은 지난해 10월 6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그다드 교회 인질사건의 주범인 후다이파 알바타위가 신문을 받던 중 경찰관의 총을 빼앗아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재소자들은 집단 탈옥을 시도했으나 경찰특공대가 출동, 교전 끝에 이를 진압해 탈옥을 막았다. 폭동으로 경찰관 6명과 알바타위를 포함한 재소자 1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7일에도 이라크 동부 디얄라에서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 폭탄테러로 7명이 다쳤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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