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평가기관, 최고순위 선정놓고 시끄러운 이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 최고의 명문으로 꼽히는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제치고 저장대를 1위로 꼽은 한 사설기관의 대학 평가 발표가 논란에 휩싸였다. 신민망(新民網)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의 대학 평가 사설기관인 ‘우수롄(武書連) 중국대학평가’팀이 최근 베이징대와 칭화대를 제치고 저장대를 1위로 선정했다. 중국관리과학연구원 소속 우수롄 연구원의 이 자료는 1993년부터 중국 대학을 대상으로 연구성과, 논문 인용도 등을 평가해 매년 발표하는 보고서다.

저장대는 이번 평가에서 종합평가점수 207.91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1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칭화대는 190.25를 얻어 3위로 내려앉았다. 항상 저장대보다 우위에 있었던 베이징대도 200.34점, 한 수 아래로 기록됐다. 우수롄 평가팀장은 “교육 기관들이 공개한 방대한 자료를 분석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순위를 매겼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교육 전문가들이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저장대가 명문대인 것은 맞지만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지난해 발표된 타 기관의 대학 평가와 비교했을 때 ‘중국 100대 대학’ 보고서의 3분의 1 이상이 순위가 다르거나 누락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 집단은 ‘뇌물 수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2009년 우슈롄 연구원들이 모 대학 관계자들과 몇 차례 식사한 뒤 그해 대학의 순위가 12단계나 뛰어올랐다”며 “이번 역시 뇌물 수수의 일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대학 관계자들은 “평가기관에서 제대로 된 통계 자료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순위에 대해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인민일보는 2009년 5월 쓰촨성 청두이공대학이 2004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우수롄의 강연을 들었는데 2007년에 92위로 순위가 급등했고 특별한 활동이 없던 2009년에는 다시 103위로 내려앉았다고 보도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순위가 급상승한 시기와 우수롄이 강연료를 받은 시점이 너무도 일치한다고 꼬집었었다.

이지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