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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겨냥한 킬러콘텐트가 최대 무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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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호 10면

SBS 액션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에서 수애가 열연하고 있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TV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의 경우 지상파 3사의 독과점 아성 속에 최근 CJ나 KT 등 케이블·위성·인터넷 사업자들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올 하반기에 4개 종편 방송이 출범하면 3자구도 전선이 형성된다. 지상파 3사는 MSO(두 개 이상의 케이블 TV를 소유·운영하는 사업자)를 견제하기 위해 그동안 무료로 사용하던 콘텐트에 제값을 요구하고 나섰다. 통신사업자인 KT는 ‘올레TV 스카이라이프(인터넷·위성방송·전화 묶음 판매)’로 MSO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해외에선 스마트TV 시장을 두고 애플·구글 진영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막강한 콘텐트를 기반으로 한 비(非)제조사와 제조사의 전쟁이다. 삼성은 세계 최초로 TV 앱스토어를 만들었다. 콘텐트 싸움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 표출이다.

향후 한국의 방송 지형도는 어떻게 될까. 일단 광고를 안 하는 KBS 공영방송에 대해 미디어그룹이 경영하는 민영방송들이 경쟁하는 구도가 짜였다. 중앙미디어네트워크나 SBS에선 방송이 이미 지주회사 미디어그룹에 편입된 형태다. 이는 미국에서 보편화된 경영 형태다.

하지만 한국의 방송시장은 시청자나 광고, 유료 콘텐트 시장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다. 지상파 방송, 케이블·위성·IPTV, 종편사업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 승자의 요건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킬러콘텐트 제작 능력이 최대 변수다. 서장원 CJ 상무는 “시청자와 기업들을 끌어당길 킬러콘텐트를 만들 역량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기획·제작·마케팅 능력을 갖춰야 한다. 국내 시장 규모가 작아 아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게 긴요하기 때문이다. 영화 제작에서 드라마 제작으로 변신한 정재희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일본을 넘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유럽에서 히트할 콘텐트를 제작·유통하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킬러콘텐트가 필요한 셈이다.

SBS가 올해 방영한 드라마 ‘아테나-전쟁의 여신’의 매출 구조는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약 2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매출 가운데 방송사 광고 매출과 제작지원(협찬)은 45.3%뿐이고 판권 판매와 부가사업을 통해 54.7%를 벌어들였다. 광고·협찬 못지않게 판권과 부가사업이 중시되는 새로운 수익모델이다.

다른 하나는 멀티 플랫폼과 멀티 경영 능력이다. 경기대 송종길 교수는 “제작, 채널, 망, 플랫폼, 단말기 등에서 한 가지 영역만 고수하는 기업은 크게 성장할 수 없고, 이것들을 상하좌우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기업이 승자일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래서 글로벌 기업과 방송·통신 결합 사업자 가운데 통신사와 손잡은 방송사업자가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길연 엔써즈 대표는 “방송, 모바일, 인터넷, 신문까지 전방위적인 미디어 활용이 가능할 경우 홍보는 물론 본방 후 버즈마케팅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단계마다 분명하게 구분되면서 피드백이 있는 ‘폭포수 모델(Waterfall Model)’이다.

프로그램 본방송의 시청률을 높이고, VOD의 다운로드를 늘리기 위해 페이스북·트위터 같은 SNS를 활용할 줄 아는 역량도 필요하다. 더 나아가 콘텐트 중 가둬놓는 영역과 공유하는 영역을 잘 구분해 타 매체를 적극 활용하는 능력도 승자 요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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