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투자하는 국내 첫 공모펀드 … 연 8~10% 목표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17호 24면

금융위원회가 헤지펀드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쟁할 새로운 동력으로 삼겠다는 취지다. 투자자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은 앞다퉈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Fund of Fund) 형태의 펀드를 판매 중이다. 관련 법규가 없는 현재로선 헤지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간접투자하는 펀드라도 내놓는 것이다.

펀드 리포트 한국투자 글로벌오퍼튜니티펀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글로벌오퍼튜니티펀드는 해외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 중 국내 최초로 출시된 공모펀드다. 헤지펀드는 해외에서도 사모로만 모집한다. 그런데 유럽연합(EU)은 유럽뮤추얼펀드(UCITS)라는 공모 헤지펀드를 인정하고 있다.

EU의 UCITS3라는 지침에 따르면 헤지펀드 회사들이 각각의 상품을 만들어 EU 회원국의 증시에 상장한 뒤 투자자를 모집할 수 있다. 대부분의 UCITS는 룩셈부르크에 상장돼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처럼 실시간 거래할 수는 없지만 상장을 통해 기준가를 공시하고 성과를 보고해 투명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사모펀드로 운용되는 전통적 의미의 헤지펀드와는 달리 투자 대상이 상장주식으로 제한된다. 비상장 주식이나 실물자산에는 투자할 수 없다.

글로벌오퍼튜니티는 다수의 헤지펀드 전략을 사용하는 UCITS에 투자해 연 8~10%의 수익을 목표로 한다. 순자산 중 선진국의 주식·채권 등에 50% 이상을 투자한다. 나머지 자산은 신흥국시장과 원자재·헬스케어 업종 등에 넣는다.

이 펀드가 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은 각각 다른 투자전략을 쓴다. 전략별로는 투자범위 내에서 고평가 자산을 매도하고 저평가 자산을 매수하는 ‘롱(Long)·숏(Short)’ 전략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는 곳이 있다. 또 기업의 신용평가등급 변화나 인수합병(M&A) 등의 기회를 포착해 투자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전략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업의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같은 고위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크레디트(Credit)’ 전략을 사용하는 공격적인 성향의 헤지펀드도 있다.

글로벌오퍼튜니티는 3월 21일 만들어져 이달 6일까지 총 400억원가량의 자금이 모였다. 현 수익률은 -0.3% 수준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