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윤철 공정위장 '대기업 은행 소유 반대'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20일 "기업이 금융기관을 소유하게 되면 금융기관의 기업 감시 기능이 약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기업의 금융기관 소유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 대기업의 은행 소유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 최고경영자 신년 세미나에서 "대기업 총수의 지배력은 강화되고 있고 구조조정 작업이 다소 지연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기업이 금융권을 소유하면 금융기관은 기업을 제대로 감시할 수 없고 기업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안된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기업들이 요구하고 있는 지주회사 설립 요건 완화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 대기업의 상호 출자, 상호지급보증 등의 현상이 완전히 해소된 뒤 시행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지주회사 운영은 기업의 분권화를 촉진하고 구조조정을 용이하게 하는 등 장점이 있다"면서도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킬 수 있는 등 단점도 많아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과거 재벌의 선단식 경영 방식을 옹호하는 학자와 언론, 기업이 아직도 남아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핵심 업종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또 "대기업의 상호 지급 보증이나 부당 내부거래, 계열사간 순환출자, 담합 등 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사라질 때까지 지속적이고 엄정하게 단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서울=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