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가 곧 돈’ … 창업 대박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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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모바일 기술 개발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Where’ is Money. ‘위치(where)가 곧 돈’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위치 정보는 스마트 시대의 핵심 자산이다. 사업자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같은 모바일 기기 사용자들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그에 가장 적합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로선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는 대가로 현재 상황에 맞춤한 정보와 혜택을 제공받는 셈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지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정대중 팀장은 “스마트폰과 위치기반서비스(LBS)는 시쳇말로 ‘찰떡궁합’이다. 이동하면서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의 특성을 십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장분석업체 가트너는 최근 ‘2012년을 이끌 10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기술’ 중 1위로 LBS를 꼽았다. 2007년 5억 달러였던 세계 LBS 시장 규모가 올해는 79억 달러, 내년에는 9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LBS 시장 규모는 1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LBS 중 가장 대중화된 것은 ‘지도’ 서비스다. ‘길 찾기’ ‘맛집 찾기’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LBS는 여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증강(增强)현실 등 다른 기술과 서비스들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이른바 ‘매시업(Mash up)’이다. 매시업이란 인터넷 업체들이 제공하는 각종 콘텐트와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미국의 소셜커머스(SNS를 이용한 공동 구매) 서비스인 ‘그루폰’이 대표적이다.

 ‘LBS 대박 신화’가 속속 공개되면서 사업자들의 관심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지난해 새로 위치 서비스 사업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건수가 전년 대비 약 1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에만 95건의 신규 위치기반 서비스 사업 신고가 이루어졌다. 지난 한 해 동안 신고 건수를 이미 초과한 것이다. 과거엔 이동통신업체, 휴대전화제조업체 등 사업자 대부분이 대기업·법인이었다면 요즘은 20, 30대 앱 개발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점도 특징적이다. LBS가 벤처와 청년 창업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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