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미 최근 20년간 최고 사건 … 오바마의 굉장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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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사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통해 9·11 테러 이후 미국민들의 숙원으로 꼽혀 온 오사마 빈 라덴 제거에 성공했다. 이는 내년 재선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뉴욕 타임스(NYT)는 2일 ‘오바마, 공약을 실행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빈 라덴의 사망은 미국의 오랜 염원이 실현됐다는 의미와 동시에 안보·외교 정책에서 무능하다는 공격에 시달려 온 오바마 대통령 개인에게 굉장한 승리를 안겨 줬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유세 중 “반드시 빈 라덴을 사살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빈 라덴의 종적은 묘연했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의 정책은 실패를 거듭했다. 최근 높은 실업률·고유가·국가 부채 등 경제적 악재가 겹치며 그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하지만 1일(현지시간) 밤 대국민 연설에서 오바마는 벅찬 표정으로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을 알리며 “미국이 마음먹은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수년간 공들인 작업 끝에 지난해 8월 단서를 잡았고 수차례 국가안보팀 회의를 통해 정보를 가다듬었다”며 작전 승인 과정을 설명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치적을 내세우기보다 미국민들에게 공을 돌렸다”며 “정적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공적인 작전이었다”고 전했다. 공화당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팀 폴렌티(51) 전 미네소타 주지사는 “미군과 오바마 대통령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고 치하했다.

 NYT는 “빈 라덴의 죽음은 최근 20년간 미국 최고의 사건”이라며 “내년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확실한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빈 라덴 효과가 얼마나 갈지 알 수 없지만 재선에 나선 오바마 대통령에겐 굉장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폭스뉴스는 빈 라덴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자막에 ‘오바마 빈 라덴 사망’이라고 잘못 내보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친공화당 성향 방송사로 2009년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행정부와 각을 세워 왔다.

이에스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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