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속설, 정말 맞나요?] 노래 잘 하려 날달걀? 오히려 방해만 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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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날달걀 먹으면 정말 목소리가 좋아지나.

A 많은 사람이 목소리를 좋게 하거나 노래를 잘 부르려고 날달걀을 먹는다. 미끈미끈한 날달걀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면 일시적으로 목 안이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하지만 날달걀은 성대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목소리가 나오는 곳과 음식물을 삼키는 통로는 서로 다르다. 음식물을 삼키면 성대는 물론 성대를 축축하게 해주는 가성대, 그리고 음식물을 폐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후두덮개가 차례로 닫힌다. 그 덕분에 음식물은 인두를 지나 식도를 거쳐 위장으로 내려간다.

 음식을 먹다가 사레 들리는 것은 삼킨 음식이 식도가 아닌 기관이나 성대 쪽으로 잘못 들어가 생기는 생리현상이다. 인체가 긴급하게 대응해 기침으로 음식을 내뱉는 것이다. 이처럼 날달걀뿐 아니라 어떤 음식도 성대에 직접 닿을 수 없고, 목소리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목소리는 마치 피리와 같이 목 양쪽에 있는 성대가 부딪히며 진동을 일으켜 만들어진다. 큰 소리를 자주 내면 성대의 진동수가 증가하고, 부딪히는 힘도 커져 성대질환의 원인이 된다. 성대 결절을 예방하고 건강한 목소리를 지키려면 미지근한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물은 성대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는 천연 윤활유다. 반면 계란 흰자위처럼 점도가 높은 성분은 자동차 엔진 속에 끈끈한 윤활유가 있는 것처럼 성대 진동을 방해한다. 목을 시원하게 해주는 박하사탕이나 목캔디 등도 마찬가지다. 순간적으로 타액이나 윤활유 분비를 촉진시킬 뿐 성대는 건조해진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간 커피·홍차·담배·술·유제품류·튀긴 음식 등도 삼가야 한다. 두부나 콩 같은 식물성 단백질 성분을 섭취하면 성대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

 목을 많이 쓰기 전 준비운동을 해 보자. 예컨대 노래하기 전에 5~10분간 목소리를 다듬으면 성대의 긴장을 줄일 수 있다. 입 안에 공기를 잔뜩 머금고, 입천장을 올리고 혀를 내린 상태에서 공기를 불며 가볍게 ‘우’ 하고 소리를 낸다. 성대가 가볍게 마사지되는 효과가 있어 한결 부드러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입을 다물고 노래를 부르는 허밍을 가볍게 하거나 가성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성대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도움말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
 장치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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