貿協, 동원그룹 지원 구설수…김재철회장 '오비이락' 해명

중앙일보

입력

김재철(金在哲)한국무역협회장이 징계를 받고 면직된 직원의 투서로 구설수에 휘말리자 17일 이를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무협이 공금을 유용했다며 면직시킨 조한권 전 브뤼셀 지사장이 제기한 문제는 ▶협회자금 8백억~1천억원을 조성해 동원증권에 예금방식으로 지원▶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건설현장에 동원의 계열사인 동일렌탈에서 중장비 임대▶동원샘물을 무역센터의 식수로 공급한다는 점 등이다. 소문이 자꾸 번지자 金회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맨 격" 이라며 "동원과의 모든 거래를 끊어라" 고 지시했고, 임원회의의 결정에 따라 염동철 홍보실장이 해명에 나섰다.

염실장은 "협회에서 운영하는 자금은 은행과 제2금융권 14곳에 분산 예치돼 있으며, 이중 동원증권에도 2백60억원이 예치돼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金회장 취임 전인 1998년 말에도 동원증권에 3백억원이 예치돼 있어 회장 취임후 더 늘어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무협이 공개한 ASEM 건설현장의 중장비 임대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총 임대수익은 24억8천여만원이며, 이 가운데 동일렌탈에서 고소작업대와 청소차로 2억3천여만원 상당을 임대했다. 염실장은 "ASEM 건설은 건설공사를 맡은 현대.LG.금호 등 컨소시엄에 일임하고 있으며, 장비임대에 무협이 관여하지 않는다" 고 해명했다. 또 동원샘물은 金회장 취임전인 97년 3월부터 먹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전종찬 무협 노조위원장은 "제기된 의혹이 중대한 사안이어서 조사한 결과 金회장의 직권남용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