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View 파워스타일]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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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보면 동년배보다 캐주얼을 좀 더 즐겨 입는 ‘아저씨’다. 그런데 자꾸 자기 스타일이 좋다고 우긴다. 이쯤 되면 자신감도 스타일이다. 일반인 대상의 심리 관련 책 여러 권을 히트시킨 정신과 전문의 김진세(47)씨 얘기다.

 요즘 그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애티튜드(attitude·태도)’다. 얼마 전 같은 이름의 책도 냈다. 그는 애티튜드를 ‘마음가짐으로 시작하는 몸가짐’이라고 정의한다. 자기애·열정·배려 등의 사고방식과 감정부터 옷차림·화법 같은 행동까지 모두 이 범주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자기계발서가 ‘당신은 이걸 잘못하고 있다. 저걸 잘해야 한다’는 투예요. 제 생각은 다릅니다. 외양·내면 모두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해요.”

 그가 생각하는 본인의 강점은 ‘공감의 애티튜드’다. 남의 얘기 잘 들어주고, 맞장구도 잘 친다는 얘기다. 정신과 의사에게 딱 맞는 특성이다. 옷차림도 이런 특성에 맞췄다. 캐주얼을 즐겨 입는 것은 ‘권위적’이 아닌 ‘공감하는’ 의사로 보이고 싶어서다. 재킷은 선이 부드럽게 흐르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사진 속의 폴 스미스 재킷도 그런 느낌이다. 셔츠는 약간 구겨져도 자연스러운 폴로 셔츠를 좋아하고, 넥타이는 잘 매지 않는다.

 둘째 장점으로 꼽는 것은 활동적이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개업의인 그는 마흔 살이 되던 2004년 프랑스 파리로 1년 과정의 유학을 떠났다. 사실 ‘떠났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병원 문을 닫을 수가 없어 1년 내내 서울과 파리를 오갔다. 비행기만 28번을 탔다고 한다. 5년 전쯤부터는 스노보드·인라인스케이트·스쿠버다이빙 등 각종 스포츠를 시작했다. 이런 활동성은 옷차림에도 드러난다. 그는 블랙진을 즐겨 입는다. 청바지 차림으로 환자와 만나자니 너무 튀고, 그렇다고 정장 바지를 입긴 싫어서란다. 바짓단은 짧게 입는다. “평소 빨리 걷는 편인데, 바지가 길면 불편하거든요. 어색하다고도 하지만 어쩝니까, 그게 제 스타일인 걸요.” 그는 “사람의 성공에 외모·옷차림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잘생기고 자신감 없는 사람보다 외모가 떨어져도 자신감 있는 사람이 직업·사랑 모두에서 성취도가 더 높다”고 강조했다.

 자신감의 이면에는 ‘악바리’ 근성도 숨어 있다. 2006년 체중이 79㎏이던 그는 석 달 만에 10㎏을 빼 주위를 놀라게 했다. 요즘도 주 4회 이상 운동한다. 그래서 아디다스 운동화 ①가 필수품이다. ‘얼리 어답터’기도 하다. 1990년대부터 노트북 컴퓨터를 썼고, 책을 한 권 펴낼 때마다 새 제품을 사곤 한다. 현재는 애플 맥북 에어 ②를 쓴다. 하지만 독서광답게 아날로그적인 면도 있다. 몰스킨 수첩을 들고 다니고, 책을 읽을 때는 파버카스텔 연필 ③로 메모를 한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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