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세설(世說)

한·독 문화교류의 미래 밝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3면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 대사

독일 10개 박물관에 소장돼 있던 6000여 점의 한국유물 중 엄선된 116점이 역사적인 나들이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3월 26일 독일 쾰른 동아시아미술관에서 개막해 2013년 2월 17일까지 독일 4개 도시를 순회하는 ‘한국의 재발견’ 특별전이다. 이번 전시회가 성사되기까지 애써주신 모든 분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특히 한국국제교류재단, 쾰른 동아시아박물관, 베를린 아시아박물관과 민속박물관, 라이프치히 그라시 민속박물관, 슈투트가르트 린덴박물관 등 전시에 참여하는 10개 박물관 측에 깊이 감사 드린다.

 고려불화의 우수함을 보여주는 ‘수월관음도’, 기산 김준근의 ‘풍속도’, 조선백자 컬렉션 등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들이 출품돼 빛을 발하고 있다. 전시에 맞춰 발간된 도록은 도판을 곁들인 400여 쪽의 알찬 내용으로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한국의 재발견’전은 한·독 양국의 관계가 100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으며 독일의 수집가들이 일찌감치 한국문화의 특별함과 가치를 알아보았음을 보여준다. 개인 컬렉터들은 조선 말기에 외부 세력에 의해 한국의 독자적 문화가 위협에 처하는 것을 보고 수집을 통해, 또 한국의 일상과 전통을 사진과 영상물로 남김으로써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지키려고 노력했다.

 쾰른 동아시아미술관의 설립자인 아돌프와 프리다 피셔 부부는 1905년부터 11년까지 불화와 고려청자를 수집해 한국미술을 중국, 일본과 동등한 것으로 소개하고자 노력했다. 한국에서 활동한 베네딕트 수도회 수사들, 특히 노르베르트 베버 신부는 1925년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영상물을 제작해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기록으로 남겼다.

 우리는 이러한 전통 속에서 독일의 유수 박물관들이 한국의 예술과 문화를 세계문화유산을 풍부하게 하는 독자적인 문화로서 관람객들에게 소개하게 된 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1867년까지만 해도 쇄국정책을 폈던 한국은 21세기에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 대열에 합류해 G20, 유엔, 기타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세계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수천 년의 한국문화와 이에 대한 재조명은 두 나라 공동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라 여겨진다.

한스 울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