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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도핑' 시대 온다

중앙일보

입력

유전자요법의 발달로 운동선수들이 전혀 발각될 염려없이 자신의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른바 ''유전자 도핑''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가 13일 보도했다.

뉴 사이언티스트는 유전자요법은 낭포성섬유증같은 많은 유전질환과 암 등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운동선수들에게 체력과 지구력을 불법적으로 강화시키는 ''유전자 도핑'' 기술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운동선수들은 대개 신장, 체구 등에서 유전적으로 유리한 특성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1964년 동계올림픽에서 두개의 금메달을 딴 핀란드의 크로스 컨트리 스키 선수에로 만티란타 처럼 자연적으로 발생한 유전변이로 적혈구의 수가 증가, 뛰어난 지구력을 갖게 된 경우도 있다.

만티란타 선수는 유전자 변이로 적혈구의 수를 조절하는 신체의 메커니즘이 잘못돼 적혈구가 계속 생산된다.

일부 운동선수들이 지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적혈구 생산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에이틴(epo)을 남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유전자 요법을 이용해 만티란타 선수와 같은 유전자 변이를 주사 한번으로 유발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를 원숭이에 실험한 결과 효과는 매우 성공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의학발전이 스포츠계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우려는 신체의 자연적인 근육수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IGF-1)이다.

의학자들은 IGF-1을 유전자요법으로 투입해 근이영양증과 같은 근육이 서서히 쇠약해지는 질병들을 치료하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IGF-1을 특정 근육에 주사하면 근육괴가 증가한다. 이는 특정스포츠 분야의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이다. IGF-1은 특히 주사부위 부근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이로인해 심장이 위험스럽게 비대해질 염려가 없다.

이런 ''유전자 도핑''을 잡아낼 수 있는 한가지 방법은 유전자를 체내의 원하는 부위에 실어나르는 운반수단으로 사용되는 무해 하도록 유전조작된 바이러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것인데 이는 건초더미 속에 감추어진 바늘을 찾아내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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